54만명. 경기도 광역버스를 이용하는 하루 평균 이용객 수다. 현재 운행 중인 경기도 광역버스는 154개 노선, 2,083대에 달한다.

경기도는 광역버스 이용객들의 편의와 안전을 위해 지난해 10월 전국 최초로 2층 버스 9대를 도입했다. 이 버스는 현재 ▲김포~서울시청(8601번, 8600번) 6대 ▲남양주~잠실(1000-2번, 8012번, 8002번) 3대 등 5개 노선에 운행 중이다. 또 도는 올해 8월 수원~사당역 1대, 수원~강남역 1대, 남양주~잠실 2대, 김포~서울시청 6대 등 총 10대를 추가 도입했다.

경기도는 오는 10월까지 9대의 2층 버스를 확충, 2018년까지 423대의 2층 버스를 도입할 계획이다. 첫 도입 후 10개월, 경기도의 2층 버스를 되짚어본다.

경기도는 2층 버스를 올 연말까지 28대 도입하고, 2018년까지 전체 광역버스의 20% 수준인 423대 수준으로 확충할 계획이다.

▶ 2층 버스, 꼭 필요한가?

지난 2014년 7월 안전상의 문제로 고속도로 및 고속화도로를 경유하는 광역·직행버스의 입석이 금지됐다. 하지만 출근길 좌석이 없는 탓에 버스를 놓친 시민의 불만이 끊임없이 제기되자 국토교통부는 같은 해 8월25일 입석 운영을 허용했다.

입석 금지제 시행을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 경기도가 제시한 대안으로는 전세버스와 2층 버스가 있다. 우선 전세버스는 손잡이와 하차벨이 없어 위험하고 관리 측면에서 허술하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특히 전세버스의 경우 서울시 시간당 차로 용량이 170~180대 수준이기 때문에 증차에도 한계가 있다.

이와 관련해 한양대학교 교통공학과 김익기 교수는 "버스 배차 간격을 줄이는 것이 가장 좋겠지만 교통량이 많은 한정된 도로 상황에서는 전세버스보다 2층 버스가 효과적인 방안"이라며 "승객이 2층으로 타고내리는데 조금의 불편함이 있을 수는 있어도 정류장과 정류장 사이 간격이 큰 광역교통수단으로 2층 버스는 훌륭한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경기도 2층 버스(8601번 기준)는 좌석 수가 72석으로 하루 평균 5회 운행, 273명의 승객이 이용한다. 이는 하루 6회 운행하고 275명이 탑승하는 일반 광역버스와 비교했을 때 1회 덜 운행하면서도 승객은 같은 수준으로 수용할 수 있어 교통 혼잡을 해소하는데 효과적이다. 서서 가는 승객이 없고, 운전기사의 무리한 배차 간격 문제를 해결할 수 있어서 버스 이용만족도 개선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

▶ 2층 버스, 효과 얼마나 있나?

2014년 정부의 광역버스 입석금지 조치 이후 경기도가 300여대의 버스를 증차하고 2층 버스를 도입했지만 여전히 많은 도민이 서서 출·퇴근 버스를 이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2층 버스 도입에 대한 효과는 어느 정도 나타나고 있다.

경기도 2층 버스 도입 후 입석률이 크게 개선됐다.

경기도가 지난해 11월부터 올 3월 말까지 5개 노선 9대의 2층 버스 운행정보와 이용객 만족도 등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입석률(서서 가는 비율)이 크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8601번 노선의 경우 2층 버스 도입 이후 1회당 평균 입석자가 5명(3월 말 기준)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평균 8.8명보다 49.9% 감소한 수치다. 8012번도 9.3명에서 5.8명으로 줄었다.

경기연구원이 지난해 3월과 올해 3월 입석률을 비교한 결과 역시 남양주는 19.3%에서 11.1%로, 김포는 17.6%에서 9.3%로 입석률이 절반 가까이 감소했다.

▶ 시민이 체감하는 2층 버스는?

2층 버스 이용객의 만족도도 높게 나타났다. 경기도가 지난해 11월 2층 버스 이용자 510명을 대상으로 품질만족도를 측정한 결과 2층버스 이용자의 73.2%는 '만족한다'고 밝혔다. '만족하지 않는다'는 승객은 5.7%에 그쳤다.

특히 응답자의 78.9%는 '출·퇴근 해소에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다른 지역에도 2층 버스 확대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80.0%였다. 또 이용자의 93%는 '앞으로도 계속 이용하겠다'고 답했고 '타인에게 추천하겠다'는 의견도 88%에 달했다. 서비스별 만족도 분석에서는 출입문 안정성이 85점으로 가장 높았으며 ▲전 구간 좌석제 운행(81점) ▲도로시설물 안전성(78점) ▲안전은행(76점) 등의 순이었다.

8600번을 타고 출근하는 박근만(46. 김포시 장기동)씨는 "1시간 남짓의 시간을 서서 출근하면 하루가 피곤한 느낌"이라며 "2층 버스가 생긴 뒤로는 일반 버스를 보내고 2층 버스를 기다리기도 한다. 같은 요금인데 굳이 서서갈 필요가 없지 않으냐"고 말했다.

경기도 2층 버스 내부.

이 밖에도 개선사항과 관련해서는 '좌석간격 및 폭 개선'이 20%였으며 '버스 내 환기가 필요하다'는 의견은 7.5% 등이 있었다.

경기도는 이용객 만족도를 바탕으로 2층 버스 2단계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일부 제기된 문제점은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 경기도 2층 버스, 앞으로 어떻게 되나?

경기도는 2층 버스를 올 연말까지 28대 도입하고, 2018년까지 전체 광역버스의 20% 수준인 423대 수준으로 확충할 계획이다.

더불어 남경필 경기도지사는 2018년까지 광역버스를 이용해 수도권 지역으로 출퇴근하는 모든 경기도민이 버스를 기다리지 않고 바로 앉아서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굿모닝버스' 실현 계획도 밝혔다.

경기도는 이를 위해 ▲전체 광역버스의 20%를 2층 버스로 확대 ▲기다리지 않고 바로 앉아서 버스를 탈 수 있는 좌석예약 서비스 실시 ▲정류장을 최소화하는 광역버스 노선 30개 신설  ▲광역버스 운전자에 대한 1일 2교대제 실시 등의 방안을 검토 중이다.

도는 이를 통해 출퇴근 시간대 현재 10%인 입석률(8,000명)을 내년엔 절반, 2018년엔 입석률 0%를 달성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