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싱 기대주 박상영(21·한국체대)이 2016 리우 올림픽 남자 에페 개인전에서 '깜짝'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국제펜싱연맹(FIE) 남자 에페 세계랭킹 21위 박상영은 10일(한국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파크 카리오카 아레나3에서 열린 남자 펜싱 에페 개인 결승전에서 헝가리의 게저 임레(세계랭킹 3위)에 15-14로 승리했다.

한국 펜싱이 부진한 모습을 보이며 메달 수확에 나서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이번 올림픽에서 획득한 첫 펜싱 '금메달'이다.

한국 남자 펜싱이 플뢰레, 사브르, 에페를 통틀어 개인전에서 금메달을 딴 것은 2000년 시드니올림픽 플뢰레의 김영호에 이어 역대 두 번째다. 올림픽 펜싱 남자 에페 개인전에서 금메달이 나온 것은 한국 펜싱 사상 최초다. 2000년 시드니올림픽의 이상기, 2012년 런던올림픽의 정진선이 동메달을 딴 것이 이전까지 최고 성적이었다.

올림픽에서 한국 펜싱이 금메달을 딴 것은 김영호와 2012년 런던올림픽 여자 사브르 개인전의 김지연, 2012년 런던올림픽 남자 사브르 단체전에 이어 역대 4번째다.

진주제일중학교 1학년 때인 2008년에 처음 검을 잡은 박상영은 어릴 때부터 운동을 좋아해 태권도, 복싱 등 여러 종목을 접하다가 우연히 펜싱에 관심을 갖게 됐다.

2009년부터 각종 대회에 출전하며 경험을 쌓던 그는 3학년 때부터 전국대회에서 단체전을 포함해 7번이나 우승을 차지하며 두각을 나타냈다.

그의 첫 스승은 국내 여자선수 최초로 2002년 세계선수권에서 금메달을 따낸 국가대표 출신 현희(39·여) 코치다. 이어 현희 코치의 남편이자 국가대표 출신인 정순조 경남체고 코치 밑에서 기본기를 탄탄하게 배웠다.

박상영은 경남체고에 입학한 뒤에는 2012년 대구 전국체전에서 2관왕에 오르며 3연패를 달성했고, 같은 해 열린 세계청소년펜싱선수권에서도 한국 선수로는 최초로 남자 에페 개인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박상영은 키 177㎝로 신체조건이 좋은 편은 아니다. 하지만 팔다리가 길고 두뇌 회전이 빨라 경기운영능력에서 강점을 보이는 선수다. 여기에 노력까지 곁들였다.

펜싱 외에는 아무것도 좋아하는 것이 없어 별명이 '미친 펜서'인 그는 지독한 연습벌레다. 새벽부터 늦은 밤까지 훈련을 소화하며 휴일과 쉬는 시간에도 비디오 분석 등 펜싱에만 집중해왔다.

이러한 노력은 그를 배신하지 않았다.

2014년에는 카타르 도하와 스위스 베른에서 열린 국제그랑프리대회에서 두 차례나 개인전 정상에 서며 '차세대 간판스타'로 자리매김했다. 세계선수권(러시아 카잔)에선 선배들과 호흡을 맞춰 단체전 은메달을 획득했다.

2014 인천아시안게임에서는 정진선(32·화성시청)과 박경두(32·해남군청) 등 선배들에게 밀려 단체전만 나섰지만 금메달을 합작하며 자신의 존재를 확실히 알렸다.

어린 나이에도 공수의 조화가 돋보인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박상영은 이번 리우 올림픽에서 에페 대표팀 '맏형' 정진선(32·화성시청)의 복수에도 성공했다.

그는 32강전에서 정진선을 꺾고 16강에 올라온 세계랭킹 2위 엔리코 가로조(이탈리아)에게 밀리지 않고, 빠르고 과감한 공격을 이어나가며 통쾌한 승리를 거뒀다.

'기대주'로 평가받았던 박상영은 첫 올림픽 무대에서 금메달까지 달성하면서 한국 펜싱의 보배로 자리매김했다.

◇박상영 프로필

▲생년월일= 1995년 10월16일
▲신체조건= 177㎝, 73㎏
▲학력= 진주제일중-경남체고-한국체대
▲소속= 한국체대
▲주요 성적= 2012년 세계청소년펜싱선수권 금메달
2013년 동아시아대회 단체전 금메달·개인전 동메달
2014 인천아시안게임 단체전 금메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