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이닝 당 탈삼진 9.49개로 규정이닝 선발 중 1위
우완 정통파 투수에 대한 갈증 해소하는 활약

[OSEN=조형래 기자] 새로운 토종 '닥터 K'가 등장했다. 롯데 자이언츠 박세웅(21)이 가파른 성장 속도를 과시하며 토종 에이스의 면모를 갖춰가고 있다.

박세웅은 28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6⅓이닝 동안 104개의 공을 던지며 7피안타(1피홈런) 1볼넷 9탈삼진 5실점(3자책점)을 기록했다. 퀄리티 스타트를 기록했지만 본인이 범한 수비 실책 등으로 팀의 1-7 패배를 막지는 못했다.

그러나 이날 박세웅은 9개의 탈삼진을 추가, 96개의 탈삼진을 기록하며 더스틴 니퍼트(두산)과 함께 탈삼진 순위 공동 4위로 껑충 뛰어 올랐다. 외국인 선수들이 득세를 보이고 있는 탈삼진 부문에서 박세웅은 당당히 상위 5명 안에 포진했고, 토종 선수들 가운데서는 양현종(KIA)를 제치고 당당히 1위에 올랐다.

그동안 토종 선수들 가운데서 새로운 닥터 K의 얼굴을 찾는 것은 힘들었다. 지난해 차우찬(삼성)이 194개의 탈삼진으로 전체 1위에 올랐지만 양현종(KIA)과 김광현(SK) 등의 강세는 여전했다. 아울러 윤성환(삼성)을 제외하곤 탈삼진 순위에서는 토종 우완 투수의 이름을 찾는 것은 힘들었다. 2011년 윤석민(KIA)이 178개를 뽑아내 전체 1위에 올랐고 2013년 노경은(현 롯데)이 153탈삼진으로 전체 3위, 이재학(NC)이 144탈삼진으로 공동 5위에 오른 바 있다. 이후 토종 우완 투수들은 탈삼진 순위에서 자취를 감췄다. 차우찬, 양현종, 김광현 등 좌완 투수들만이 탈삼진 순위에서 토종 투수들의 자존심을 지키고 있었다.

하지만 올해 박세웅의 탈삼진 페이스는 풀타임 2년차, 본격적인 선발진 합류 1년차의 선수 답지 않은 과감하면서도 호쾌한 모습을 선보이고 있다. 91이닝 동안 96개의 탈삼진을 뽑아냈다. 9이닝 당 탈삼진 개수는 9.49개로 규정 이닝을 채운 선발 투수 가운데 1위에 올라 있다. 현재 탈삼진 1위 마이클 보우덴(두산)이 7.82개를 기록하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박세웅의 탈삼진 능력은 누구에게도 뒤쳐지지 않는 모습을 과시하고 있다.

일단 박세웅이 빠른공의 구속을 140km 중반대를 꾸준히 유지하고 있는 것이 가장 큰 원인. 체중을 불리고 스태미너를 유지하자 마운드 위에서 위력적인 모습을 보여줄 수 잇었다. 아울러 올 시즌부터 위닝샷으로 삼고 있는 포크볼과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슬라이더를 더욱 날카롭게 가다듬으면서 변화구의 완성도가 높아진 것도 탈삼진이 늘어난 이유 중 하나다.

27일 경기에서 박세웅은 9개의 탈삼진 가운데 슬라이더 5개, 빠른공 2개, 포크볼 2개 등 다양한 구종으로 결정구를 삼으며 탈삼진의 마지막을 장식했다.

물론 아직까지 기복이 있고, 순간 흔들리는 모습도 감출 수 없다. 현재의 삼진 능력을 안정되게 유지할 수 있느냐도 관건이다. 그러나 박세웅은 생애 첫 10승을 앞두고 있다. 그리고 KBO리그에 기근이다시피 한 토종 우완 정통파 투수의 갈증을 해소하는 눈부신 탈삼진 능력을 보여주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