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식당에서 주차하다가 세워둔 차에 가볍게 접촉 사고를 냈다. 확인해 보니 그 차 번호판 테두리에 미세한 균열이 생겼다. 식당에 있던 차 주인을 찾아 알렸더니 처음에는 "별것 아니니 됐다"고 하더니 "렌트카이니 알아봐야겠다"고 했다. 그러더니 "업체에서 보험으로 처리하자고 한다"고 했다. 나는 "이 정도로 보험 처리하긴 뭣하니 직접 고쳐주겠다"고 하고 함께 카센터로 갔지만, 일요일이어서 부속이 없다는 것이다.

별수 없이 보험 처리하는데 납득할 수 없는 수리비가 나왔다. 번호판 테두리 연결 부품을 모두 교체해야 하고, 범퍼에도 미세한 흠집이 생겼는데 부분 도색은 어려우니 전체를 새로 칠한다는 것이다. 그러자면 하루는 영업을 못하니 총 80만원 정도 나온다고 했다. 나는 무사고 기록에 오점을 남기고 보험료도 수십만원의 할증비를 3년간 부담하게 됐다.

사고가 나면 카센터 등에선 부풀린 견적을 내고, 보험사에선 따르다 보니 소비자만 피해를 본다. 자동차 범퍼로 밀어가며 하는 파킹이 일반화된 나라도 많은데, 우리는 범퍼에 조금이라도 흠집이 나면 과도하게 수리비를 청구한다. 최근 금감원이 표준 약관을 개정해 살짝 긁힌 범퍼는 보험으로 교체하지 못하게 했으나, 과잉 청구 자체를 근절할 대책이 절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