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가스

21일 부산의 해안가 주변에서 잇따라 퍼진 원인 불명의 가스 냄새와 관련한 루머가 확산하고 있다. 부산시가 시민을 안심시키기 위해 페이스북에 입장문을 발표하는 등 분주히 움직였지만, 가스 냄새의 정확한 원인은 밝혀내지 못하고 있다.

부산 경찰과 부산소방본부에 따르면 21일 오후 5시 30분쯤 부산 해운대구 중동 일대에서 “가스 냄새가 난다”는 신고가 처음 접수됐다. 이후 부산 남구 용호동·대연동, 동구 초량동·영주동 일대에서도 유사한 신고가 잇따라 접수됐다.

이후 부산 해안선을 따라 서쪽 방향인 사하구 괴정동·하단동, 사상구 학장동, 강서구 일대에서도 가스 냄새가 난다는 신고가 들어오기 시작했다. 다시 말해 ‘가스 냄새’가 부산 동쪽 해안가 지역에서 서쪽 해안가 지역으로 이동한 것이다.

이날 “가스냄새가 난다”는 신고 전화 접수는 119에 56건, 112 38건, 부산도시가스 80여건 등 총 170여건이나 됐다.

신고가 빗발치자 부산시는 소방 대원 85명, 장비 17대, 3개 경찰서 형사팀과 지구대 경찰관, 부산도시가스 사고조사반 등을 긴급 투입해 산업시설 등의 가스배관 확인에 나섰다. 하지만 냄새의 정확한 원인은 밝혀내지 못했다.

부산시가 ‘가스냄새’의 원인을 찾아내지 못하는 사이 페이스북 등 소셜미디어에는 ‘고베 대지진 전에도 가스냄새가 났다고 하더라’, ‘대만 대지진 전 유황가스 냄새가 났다고 한다’, ‘원전에서 문제가 생긴 것이 아니냐’ 등의 괴담이 퍼지기 시작했다. 부산 시민들은 “왜 설명이 없냐”며 부산시 당국에 불만을 토로했다.

이튿날 오전 부산시, 부산경찰청, 부산소방안전본부, 부산해양경비안전서, 부산도시가스 등 유관기관은 부산 시청에 모여 ‘가스냄새 대책회의’를 열었지만 역시 뚜렷한 원인은 찾지 못했다.

다만 부산시 측은 냄새가 동쪽 해안지역에서 서쪽 해안지역으로 이동한 점을 근거로, 인근 광안대로를 지나던 탱크로리 차량이 원인일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기했다. 실제 CCTV를 통해 확인한 탱크로리 차량 4대에 대해 경찰에 추적도 요청했다. 당시 어떤 물질을 운반했는지 등을 조사하기 위해서다.

이어 부산시는 불안해하는 시민들을 위해 공식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적극적인 해명에 나섰다.

부산시는 “고리원전 재난안전팀에 확인 결과 원전은 이상 징후가 없습니다. 기상청 지진화산감시과에 확인 결과 지진 전조현상이라는 과학적 근거가 없고 가스 냄새와는 무관한 것으로 확인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원인 불명의 냄새와 대지진·원전은 무관하다고 의혹을 일축한 것이다.

또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메탄가스 누출 점검을 위해 첨가한 부취제(附臭劑·냄새가 나도록 하는 물질)가 유출됐을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7월 부산환경공단 수영사업소 하수처리장 가스정제설비에서 발생한 소량의 부취제 유출로 부산 연산동, 명장동, 안락동 일대 주택가에서 “가스 냄새가 난다”는 신고가 잇따랐던 적이 있기 때문이다.

이어 부산시는 “가스 냄새 원인이 밝혀지는 대로 다시 알려드리겠습니다”라고 덧붙여 시민들을 안심시키고자 했다.

하지만 정확한 원인이 밝혀지기 전까지 시민들의 불안함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 부산광역시 공식페이스북의 해명글에 네티즌들은 “원인을 못찾고 있으니 시민들이 당연히 불안한 게 아니냐”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