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허기까지 채워주는 따뜻하고 소박한 집밥. 엄마는 사랑하는 가족을 위해 재료 하나도 꼼꼼히 따져 고르고 재료 손질 또한 정성을 다한다. MSG는 절대 사용하지 않고 천연 조미료로 맛을 내며, 프라이팬을 사용할 때도 식용유 대신 올리브유로 재료들을 지지고 볶아 맛있으면서도 건강까지 챙기는 푸짐한 밥상을 차린다. 이렇게 엄마의 사랑과 정성이 많이 들어간 집밥, 과연 진짜 건강할까?
가족을 위한 진정한 밥상이라면 식재료뿐 아니라 주방제품까지도 완벽하게 신경 써야 한다. 특히 눌어붙지 않아 요리가 잘되도록 도와주는 코팅 프라이팬. 이것 역시 가습기 살균제 파문과 같이 우리 가족의 건강을 위협하는 생활용품 중 하나로 지목받고 있다.

코팅 프라이팬에서 논란이 되는 유해물질은 ‘과불화화합물(PFCs)’이다. 탄소와 불소가 결합된 이 화합물은 물과 기름에 저항하는 특성이 있어 프라이팬 코팅은 물론이고 의류 방수처리에도 쓰이고 있다. 특히 프라이팬 코팅의 대표 격인 ‘테플론 코팅’은 과불화화합물의 일종인 과불화옥탄산(PFOA; Perfluorooctanoic Acid)이 주요 원료다.

환경독성학, 환경오염물질, 식품위해요인에 대해 관심을 가진 환경의학자로 (예당Friend)를 펴낸 인하대학교 의과대학 직업환경의학과 임종한 교수는 “코팅제 프라이팬의 핵심 원료인 PFOA는 환경호르몬이 가질 수 있는 여러 부작용 가운데 ‘호르몬 교란’이 가장 심각하다. 산모는 물론 태아한테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남자에게는 정자 수 감소, 여자에게는 유방암이나 자궁내막증 등의 질병으로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한다. 또 비스페놀에이에 노출되면 활성산소라는 독성물질이 몸속에 생기는데, PFOA 역시 우리 몸에 들어오면 당뇨를 일으킬 우려가 있다고 덧붙여 말한다.

그럼 왜 우리나라에서는 규제를 하지 않느냐고 질문하자, 그에 대한 조사가 충분치 않기 때문이며 미국에서는 가능하면 사용을 절제하거나 대체 제품을 사용하라고 권하고 있다고 답했다.

그럼 PFOA 프리 제품은 과연 안전할까. 임종한 교수는 PFOA 프리 제품에서 과불화화합물 배출 자체를 얼마나 줄였는지 검증된 바가 없기 때문에 안전성이 검증되기 전까지는 가능하면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고 조언한다.

아무리 좋은 재료로 요리를 하더라도 그 도구나 요리과정에 문제가 있으면 건강한 음식이 되지 못한다. 때문에 안전성이 정확히 밝혀지기 전까지는 코팅 제품 대신 스테인리스 팬이나 무쇠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아예 조리법 자체를 바꾸는 것도 현명한 방법이다. 이제부터라도 코팅 프라이팬을 사용해 기름에 볶고 튀기는 요리보다 가능한 한 삶고 끓이는 조리법을 택해 처음부터 끝까지 건강한 밥상을 차려보자.

사진 셔터스톡

[- 더 많은 기사는 여성조선 7월호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