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상균 국방부 대변인은 5일 정례 브리핑에서 "현재 (북한 임진강의) 황강댐이 만수위에 근접하고 있기 때문에 (북한이) 무단으로 방류할 가능성이 있어 유관기관과 철저하게 공조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 주변에선 "북한이 장마철 황강댐을 이용한 수공(水攻) 카드를 만지고 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황강댐은 군사분계선(DMZ)에서 북쪽으로 42.3㎞ 떨어진 임진강 본류에 있는 댐으로 저수량은 3억~4억t 정도다. 북한이 이 댐에서 갑자기 많은 물을 방류하면 임진강 하류인 연천군 일대가 피해를 입게 된다. 실제 북한은 2009년 9월 6일 새벽 황강댐 물을 예고 없이 방류해 임진강변에서 야영·낚시를 하던 우리 국민 6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북한은 지난 5월에도 통보 없이 두 차례 황강댐 물을 방류해 우리 어민들의 생계 수단인 어구가 유실되기도 했다.

특히 북한은 최근 임진강 일대 비무장지대(DMZ) 부근에서 노후 지뢰 교체 작업을 벌여 작년보다 2배 이상 많은 4000여개 지뢰를 매설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마철 집중호우와 북한의 황강댐 무단 방류가 맞물린다면 이 지뢰들이 우리 쪽으로 떠내려올 가능성도 큰 상태다.

5일 오후 경기도 연천군에 있는 한국수자원공사 임진강 건설단 군남운영센터의 중앙조정실에서 수자원공사 직원이 임진강 수위 변화를 지켜보고 있다. 정부는 임진강 상류에 있는 북한 황강댐이 만수위에 근접하고 있어 북한이 댐 수문을 열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북한의 현재 상황은?]

국토교통부와 한국수자원공사 등에 따르면 경기 북부 지역과 북한 지역에서의 많은 비로 이날 오후 6시 기준 임진강 필승교 수위는 1.98m, 이 지역의 홍수 방지를 위해 건설된 군남댐의 수위는 27.66m(최대 40m)까지 올랐다. 위기관리 매뉴얼상 집중호우와 북한의 무단 방류에 따른 수위 상승에 대한 대응은 5단계로 나뉜다. 필승교 수위가 1m 초과 시 '준비', 필승교 수위가 7.5m 초과 시 '관심', 필승교 수위가 12m 초과 시 '주의', 군남댐이 넘칠 것으로 예상될 때 '경계', 군남댐이 실제로 넘칠 때는 '심각' 단계가 된다. 정부는 '경계' 단계부터 지자체 주민 대피 등의 조치를 취하고, 북한에 협의를 제안하게 된다. 최근 대화 공세를 벌이는 북한이 우리 정부의 협의 제안을 이끌어내기 위해서라도 황강댐을 무단 방류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