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전용 항공권인 'GTR(정부항공운송의뢰) 항공권'은 티켓 중에서 가장 비싼 티켓이다.

항공권은 같은 이코노미 클래스라도 항공사에 따라 8~9등급의 가격 분류 체계가 있다. 가장 가격이 낮은 등급은 환불이나 일정 변경이 불가능하고 좌석 업그레이드가 안 된다. 일반인들이 인터넷 사이트에서 주로 구입한다. 여기에 '환불 가능'이나 '출발·도착 일정 변경', '마일리지 적립' 등의 혜택이 하나씩 추가될 때마다 가격이 올라간다. 가장 비싼 GTR 항공권은 8~9단계 등급 중 상위 4개 등급에 해당한다. 일정 변경이나 환불 시 수수료가 없다. 마일리지가 100% 적립되고 비즈니스석 승급 등 혜택도 있다. GTR 티켓 정도의 혜택을 가진 티켓은 항공사 홈페이지에서는 잘 검색도 안 된다. 업계 관계자는 "잘 팔리지도 않는 티켓 때문에 괜히 '요금이 비싼 항공사'라는 인상을 줄까 봐 검색을 차단해 놓기 때문"이라고 했다.

국가 공무원들의 업무상 출장에는 이런 조건들이 붙은 항공권을 굳이 살 필요가 없다. 우선 국가 간 업무 특성상 상당 시일 전에 일정이 정해진다. 일정 변경 옵션은 필요 없는 것이다. 또 직책에 따라 좌석 등급이 정해지기 때문에 업그레이드 가능 여부도 의미가 없다. 개인적인 마일리지 적립도 필요 없다. 이런 옵션을 다 제외한 티켓을 사면 충분한 것이다.

이런 조건을 다 뺀 항공권 가격은 항공사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일반인들이 사는 항공권보다 더 싸다. 예컨대 대한항공 홈페이지에서 예매 가능한 200만원 초반(성수기 기준)이나 100만원대 초반(비수기)의 뉴욕 왕복 항공권의 경우 '출발 시각 변경은 안 된다'는 정도의 조건이 붙지만 도착지 변경이나 환불 정도는 12만~20만원 정도의 위약금만 내면 가능하다. 반면 뉴욕행 GTR 가격(2016년 예산 편성 세부지침 기준)은 421만원이다. 그래서 공무원들이 좌석 업그레이드 혜택을 받기 위해 GTR을 이용하는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업그레이드는 비즈니스석이 다 차지 않을 경우 이코노미 손님들에게 주어진다. 이 경우 비싼 항공권을 산 승객들에게 우선 배정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