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오전 전직 검사장 출신인 홍만표 변호사가 변호사법 위반 및 탈세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으로 들어서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검사장 출신 홍만표 변호사가 27일 오전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했다. 홍 변호사는 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대표를 둘러싼 법조 비리 의혹에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 이원석)는 이날 변호사법 위반 및 탈세 등의 혐의로 홍 변호사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했다.

이날 오전 9시50분쯤 서울 서초구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 나온 홍 변호사는 취재진에게 “(정운호 대표 사건에) 영향력을 행사하지 않았다. 영향력을 행사하지 않기 위해 여러 명의 변호사와 협업을 했고, 변호사로서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열심히 변론했다”며 “저를 둘러싼 의혹에 대해 제가 책임질 부분은 책임지고 신속하게 수사가 마무리되도록 최대한 협조하겠다. 언론에서 제기된 ‘몰래 변론’ 상당 부분이 해명될 것이다”고 말했다.

홍 변호사는 또 ‘부동산 업체를 통해 수임료를 탈세한 의혹을 인정하느냐’는 질문엔, “퇴임 이후 변호사로서 주말이나 밤늦게 열심히 일하다 보니 다소 불찰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며 “검찰에 충분히 설명하겠다”고 말했다.

검찰 재직 당시 대표적 ‘특수통’으로 불렸던 홍 변호사는 검찰을 떠난 지 5년 만에 후배 특수부 검사들에게 수사를 받게 됐다. 홍 변호사는 이날 특수통 출신으로 특수부에서 수사받는 심경을 묻는 질문에 한숨을 내쉬며, “참담하다. 제가 근무했던 곳에서 조사를 받게 됐는데 심정을 이루 말할 수 없다”고 토로했다.

홍 변호사는 형사 사건을 맡으면서 불법적으로 알선비를 주고받거나, 로비 명목으로 돈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선임계를 안 내고 ‘몰래’ 변론해 소득을 축소 신고해 탈세했다는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 재직 시 아파트 한 채(당시 신고가 13억원)를 신고했던 홍 변호사는 변호사 개업 5년이 지난 현재 가족과 함께 100가구가 넘는 오피스텔·상가를 보유한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홍 변호사가 부동산에 투자하는 과정에서 탈세 등 불법 행위가 있었는지도 보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지난 26일 홍 변호사 소환과 관련해, “조사할 내용이 아주 많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