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 스타의 등용문으로, 명국의 산실로 자리를 굳혀온 LG배 조선일보 기왕전이 다음 주 스물한 번째 잔치를 시작한다. 이번 1라운드 격전지는 충북 청주. 개막식(5월 29일)과 2회전(6월 1일)이 청남대 대통령 기념관에서, 1회전(5월 30일)이 라마다호텔서 각각 거행된다. 32명의 본선 멤버 가운데 특히 주목받고 있는 8명의 각국 10대 출전자들에게 포커스를 맞춰봤다.

◇한국―이동훈·신진서·김명훈

한국 10대 기사 중 '투톱'으로 꼽히는 이동훈(18) 7단과 신진서(16) 5단이 LG배에 함께 출격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5월 랭킹 기준으로 6위인 이동훈은 올해 GS칼텍스배서 우승, 국내 정상의 한 봉우리를 점령 중이다. 지난해 LG배 때도 출전해 1회전서 일본 하네를 꺾고 16강까지 올라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이동훈, 신진서, 커제.

신진서는 올해 LG배에 첫발을 내딛는 애송이 소년이지만 바둑리그에서 소속 팀 주장을 맡을 만큼 성장세가 빠르다. 한국 랭킹도 8위에 올라 있으며 당당한 현역 타이틀 홀더(레츠런파크배)로 군림하고 있다. 통합예선을 통과한 김명훈(19) 3단은 입단 3년 차의 새내기로, 지난해 레츠런파크배 준우승, 20회 LG배 16강(1회전서 저우루이양 제압) 등 급상승 중이다. 5월 랭킹은 17위.

◇중국―커제·딩스슝·자오천위

97년생으로 만 19세에 불과한 커제는 현재 바이링배·삼성화재배·몽백합배를 한 손에 쥐고 흔드는 세계 3관왕이다. 이번 대회서도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 중 한 명으로 꼽힌다. 나이는 10대 유망주 그룹에 포함되지만 '체급'은 단연 최상급인 셈. LG배에서는 지난해 8강전서 강동윤에 한칼 맞고 탈락한 바 있어 올해 절치부심, 한층 단단한 각오로 나설 전망이다.

딩스슝(丁世雄·18) 3단은 자국 랭킹 122위에 불과하지만 LG배와 인연은 각별하다. 19회 때 통합예선을 뚫고 본선에 상륙, 대만 린즈한을 이기고 16강에 올랐었다. 2012년 14세 때 입단했다. 자오천위(趙晨宇) 4단은 99년생으로 신진서에 이어 이번 대회 둘째로 어린 출전자다. 중국 랭킹도 63위로 높은 편. 이번 통합예선에선 백찬희를 꺾고 본선 티켓을 땄다.

◇일본·대만

이치리키 료(一力遼·18) 7단은 침체한 일본 바둑계가 크게 기대하고 있는 유망주. 13세에 입단, 최연소 신인왕 기록을 경신하는 등 신예 대회를 석권해왔다. 2014년엔 20세 이하 세계대회인 제1회 글로비스배를 제패한 바 있다. 대만을 대표할 린쥔옌(林君諺19) 6단도 화려한 이력을 쌓아가고 있다. 작년 20회 LG배서 거함 이창호를 격침하고 16강까지 진출했다. 올해 LG배는 어쩌면 각국 10대들의 경연장이 될 것도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