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웨리 무세베니 우간다 대통령

오는 25일 시작하는 박근혜 대통령의 아프리카 순방 3개국에 우간다(28~30일)가 포함된 배경에 외교가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첫 번째 방문국인 에티오피아(25~28일)는 6·25 참전국이란 인연이 있고, 세 번째 방문국 케냐(5월 30일~6월 1일)는 '동아프리카 물류 중심'으로 경제 협력의 여지가 풍부하다. 반면 두 번째 방문국 우간다는 전통적으로 북한과 가까워 우리와는 서먹한 관계였다. 1963년 양국 수교 이후 우간다를 방문한 한국 대통령은 한 명도 없고, 현지 한국 대사관은 재외 공관 축소 방침에 따라 1994년 폐쇄됐다가 2011년에서야 다시 문을 열었을 정도다.

이런 우간다에 박 대통령이 가는 것과 관련, 정부 관계자는 20일 "요웨리 무세베니 우간다 대통령이 평소 박정희 전 대통령을 존경했던 것과 관련이 있다"고 말했다. 무세베니 대통령은 1986년 집권한 이후 평양을 세 번 방문할 만큼 김일성과 가까웠지만,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한 존경심도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관계자는 "무세베니 대통령이 박 대통령 취임 이후 방한한 첫 외국 정상(2013년 5월)이 된 것도 우연이 아니다"고 말했다. 당시 정상회담에서 무세베니 대통령은 "오늘날 한국을 변화시킨 박정희 대통령의 비전에 경의를 표한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의 이번 우간다 방문은 3년 전 방한에 대한 답방(答訪)인 셈이다.

무세베니 대통령은 주요 연설 때마다 우리의 새마을운동을 언급하는 등 '새마을운동 전도사'로 불린다. 2013년 방한 당시 경기도 분당의 새마을운동 중앙연수원을 찾기도 했다. 1인당 GDP가 620달러로 세계 최빈국으로 꼽히는 우간다는 생산 인구의 73%가 농업에 종사한다. 농업 현대화를 기반으로 경제 발전을 이루겠다는 우간다 정부의 구상이 새마을운동과 맥이 닿는다는 것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새마을운동이 양국 관계를 끈끈하게 만드는 촉매 역할을 하고 있다"며 "이번 방문을 계기로 새마을금고 설립 지원 등 '우간다판 새마을운동' 내실화를 위한 조치들이 발표될 것"이라고 했다.

최근 한·우간다 관계가 급속도로 가까워진 데에는 우간다 현지에서 2대(代)째 근무 중인 박종대(56) 대사의 역할도 컸다는 얘기도 많이 들린다. 박 대사는 외교관인 부친(박영철 전 말라위 대사)을 따라 1973년 2월부터 2년간 우간다에서 중학교 시절을 보냈다. 대를 이어 외교관(외시 25회)이 된 박 대사는 이탈리아에 근무하던 2010년 말 우간다 대사관이 재개설된다는 소식에 대표적 험지(險地)인 우간다 근무를 자원했다. 외교부 관계자는 "박 대사가 2011년 우간다에 부임해보니 중학교 동창 상당수가 우간다의 장차관 등 요직에 진출해 있었다고 한다"며 "외교 활동에 많은 도움이 됐을 것"이라고 했다. 무세베니 대통령은 작년 3월 우간다를 방문한 정종섭 당시 행자부 장관에게 "박 대사는 우간다 사람"이라고도 했다.

외교 당국은 우간다 등 북한의 우방이던 아프리카 국가들이 친북(親北) 성향에서 벗어나는 점을 주목한다. 북한이 지난해 '국제 김일성상' 수상자로 무세베니 대통령을 선정하고 시상을 추진하다가 우간다 측 반대로 무산된 게 대표적이다. 에티오피아는 2002년 주북한 대사관을 폐쇄하고 최근 10여년간 고위 인사의 방북을 중단했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20일 세종연구소 개소 30주년 기념 학술회의 축사에서 "상반기 중 북한 우방국 및 동조국을 집중적으로 공략하는 압박 외교를 전략적 로드맵을 갖고 전개하고 있다"며 "다음 주 박 대통령의 아프리카 순방, 특히 (에티오피아에 본부를 둔) 아프리카연합(AU)에서의 특별 연설도 이런 차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