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누구?]

미국 정가에서는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오는 11월 대선에서 차기 미국 대통령에 당선될 것으로 보는 전문가가 많다. 공화당 대통령 후보로 사실상 확정된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가 대선과 함께 치러지는 연방 의원 선거까지 망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하지만 트럼프가 예상을 뒤엎고 승리할 것이라는 관측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17일 "정치에서 (대선까지) 6개월은 '영겁의 시간'으로, 힐러리의 승리를 낙관할 수만은 없다"며 '힐러리가 질 수 있는 12가지 이유'를 제시했다. "누구도 트럼프가 공화당 대통령 후보로 지명될 것이라고 예상하지 못했다"고도 했다.

워싱턴포스트가 지적한 첫째 이유는 힐러리의 자만심이다. 경선 초반 50%가 넘는 전국 지지율을 기록할 때 힐러리는 '이메일 스캔들'에 대한 질문에 농담으로 답하곤 했다. 취재기자들을 소떼 몰 듯 로프를 이용해 이리저리 통제하기도 했다. 이런 모습이 되풀이되면 승리에서 멀어질 수 있다고 이 신문은 꼬집었다.

백악관을 떠날 당시 무일푼이었다던 힐러리가 1년도 안 돼 수백억원이 넘는 돈을 버는 등 대중과 유리된 생활을 한 것도 문제다. 17일(현지 시각) 열린 켄터키주(州) 경선에서 패배가 예상되는 것도 이 지역 주요 산업인 석탄 산업 폐쇄 등을 주장하는 등 밑바닥 현실에 맞지 않는 '말실수'를 했기 때문이다.

당내 경쟁자인 버니 샌더스(버몬트) 연방 상원 의원처럼 대중의 열정을 불러일으키는 열정적 비전이 부족하다는 평가도 있다. 힐러리는 자신에 대해 "타고난 정치가는 아니다"고 하지만, 유권자는 힐러리가 꿈꾸는 세상을 보고 싶어 한다는 것이다.

최악의 비호감도를 풍부한 국정 경험과 문제 해결 능력으로 덮어보려고 하지만 역부족이라는 지적도 있다. 클린턴 부부를 오래 지지해온 한 인사는 워싱턴포스트에 "힐러리를 에너지 넘치는 멋진 힐러리로 만들고 싶은데 그런 약이 없다"고 했다. 젭 부시 후원자에게는 자신을 '트럼프보다 더 우파의 가치를 지키는 후보'라고 선전하고, 샌더스 지지자에게는 '진보적 어젠더를 계속 유지하겠다'고 구애(求愛)하는 등 필요에 따라 좌우를 오가는 모습도 양측 모두의 신뢰를 잃게 할 수 있다고 워싱턴포스트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