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말'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으로 당선된 까닭은?]

필리핀의 뿌리 깊은 가문·족벌 정치를 끝냈다는 평가를 받아온 로드리고 두테르테〈사진〉 필리핀 대통령 당선인이 정작 자신의 지역구에서는 세습 정치를 해왔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그는 대선 과정에서 잇단 막말로 '필리핀의 트럼프'로 불려온 인물이다.

필리핀 스타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두테르테 당선인의 딸 사라(37)는 지난 9일 대선과 함께 치러진 지방선거에서 99.6%라는 압도적 득표율로 다바오시(市) 시장에 당선됐다. 다바오 시장 재임 중 대선에 출마한 두테르테 당선인은 다음 달 30일로 시장 임기가 끝난다. 자신이 시장에서 물러나면 딸이 그 자리를 물려받게 되는 셈이다. 아들인 파올로는 다바오시의 부시장에 당선됐다.

두테르테 부녀(父女)의 시장 자리 대물림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두테르테는 2010년 시장 3회 연임 제한 규정에 걸리자 딸을 시장 선거에 내보내 당선을 돕고, 자신은 부시장으로 당선됐다. 그는 2013년 다시 다바오시 시장으로 복귀했다. 두테르테는 1950년대 이 지역에서 주지사를 지낸 아버지의 정치적 지지를 바탕으로 1988년 다바오 시장에 당선됐으며, 이후 하원의원, 부시장을 지낸 시절을 빼고 22년 동안 시장직을 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