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영화제 해결사로 나선 김동호 위원장은 누구?]

"부산 국제영화제 창설자 중 한 사람으로 운영상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기 때문에 (조직위원장에) 적합하지 않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한번 파행이 되면 걷잡을 수 없습니다. 어떻게든 부산영화제를 열어야 한다는 생각해 조직위원장 제안을 수락했습니다."

16일 낮(현지시각) 프랑스 칸에서 김동호〈사진〉 부산국제영화제 명예집행위원장이 영화제 조직위원장 제안을 수락하게 된 배경을 털어놨다. 그는 24일 열릴 임시총회에서 조직위원장으로 선출될 예정이다. 김 위원장은 "조직위원장으로 선출되면 두 가지 과제를 해결해야 한다. 첫째가 올해 부산국제영화제를 정상적으로 여는 것"이라며 "칸영화제 열리기 전 제안을 수락한 이유도 이곳에 와서 세계 영화인들에게 10월에 부산영화제가 열린다는 걸 알리기 위해서"라고 했다.

김 위원장이 제시한 두 번째 과제는 정관 개정이다. 일단 오는 10월 영화제를 개최하고, 내년 2월에 열릴 총회까지 정관 개정을 마치겠다는 계획이다. 그는 "정관 개정을 통해 영화제의 독립성과 자율성, 표현의 자유를 지킬 것이다. 조직위원장인 내가 (정관 개정을) 주도하게 될 테니 절대 영화계의 기대에 어긋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이용관 전(前) 집행위원장은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김 위원장이 부산시의 조직위원장 제안을 수락한 것에 대해 섭섭함을 표현했다. 이에 대해 김 위원장은 "부산시에서 '오버'를 했고, 감사를 오래 받은 데다 검찰 기소까지 당했으니 얼마나 분통이 터지는 상황이겠나. 불명예스럽게 퇴진하고 희생을 당한 게 마음 아프다. 사법부의 판단에 희망을 걸어본다"고 했다.

이날 김 위원장과 함께 온 강수연 부산영화제 집행위원장은 "당연직이었던 조직위원장이 영화와 영화제를 잘 아는 민간인에게 넘어온 것이 좋은 시작이다. 지금 확정된 스폰서가 없어 영화제 예산 문제도 많고, 시간도 부족하다. 하지만 올해 영화제를 꼭 연다는 전제 아래 강하게 밀어붙이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