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이달 말 한국과 일본을 5박6일 일정으로 방문한다고 유엔이 12일(현지 시각) 발표했다. 반 총장의 방한은 작년 5월 아시안리더십콘퍼런스와 세계교육포럼 참석 이후 1년 만이다.

반 총장은 23~24일 터키 이스탄불에서 열리는 인도주의 정상회의를 주재한 뒤 25일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한다. 반 총장은 바로 제주도로 이동해 제주포럼에서 기조연설을 한 뒤 일본으로 건너가 26~27일 미에(三重)현 이세시마(伊勢志摩)에서 열리는 G7(주요 7개국) 정상회의에 참석한다. 반 총장은 28일 다시 한국에 돌아와 30일 경주에서 개막하는 '유엔 NGO 콘퍼런스'에 참석하고 당일 미국 뉴욕으로 떠날 예정이다.

반 총장은 이번 방한 기간 박근혜 대통령과 만나기는 어렵다. 박 대통령은 반 총장이 입국하는 날 오전 아프리카 순방을 떠나기 때문이다. 반 총장은 경주에서 열리는 '유엔 NGO 콘퍼런스'에 참석하는 길에 안동과 예천을 방문하는 등 경북 지역에서 1박2일을 보낼 예정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자세한 일정은 조율 중"이라면서도 "반 총장은 29일 오전 안동 하회마을을 둘러보고 오찬을 한 뒤 오후에는 안동·예천의 경북 신도청을 방문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하회마을에선 풍산 류씨 대종가인 양진당과 서애 류성룡의 종택인 충효당 등을 둘러보고, 경북도청에선 김관용 경북도지사와 면담한 뒤 기념식수를 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정치권에선 "TK(대구·경북) 민심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해석도 하고 있다.

반면 반 총장은 이번 방한 기간 고향인 충북 음성은 찾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 소식통은 "내년 대선과 관련해 오해 소지가 있는 고향 방문을 무리해서 추진할 이유가 없다"고 했다. 공식 일정이 잡혀 있지 않은 28일 반 총장의 동선도 관심을 끈다. 여권 관계자는 "반 총장이 정치권 인사를 만난다면 공식 일정이 없는 28일이 될 가능성이 크지만, 누구를 만날지는 알려진 바가 없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