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국회 임기 시작(5월 30일)을 앞두고 당선자들의 상임위 배정 작업을 하고 있는 여야(與野)가 국방위원회 지원자를 찾지 못해 애를 먹고 있다.

각 당이 최근 당선자들을 상대로 희망 상임위를 조사한 결과 안보를 다루는 국방위 희망자는 현재까지 비례대표 당선자 4명에 불과했다. 19대 국회 때 국방위 위원 정수(定數)는 17명이었다.

새누리당에선 당선자 122명 중 육군 대령 출신 이종명 당선자(1지망)와 함정 건조와 유도탄 제작 등에 참여한 경력이 있는 김규환 당선자(2지망) 등 2명만 지원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아직 당선자 123명의 희망 상임위를 정식 조사하지는 않았다. 다만 더민주 관계자는 "지금 분위기로는 국방위 지원자가 많지는 않을 것 같다"고 했다.

국민의당에선 육군 준장 출신 김중로 당선자가, 정의당에선 국방장관 정책보좌관 출신의 김종대 당선자가 국방위를 희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까지 파악된 희망자 숫자로만 보면 위원 정수(17명)에서 13명이 부족한 셈이다. 20대 국회 의석수를 감안하면 국방위에는 새누리당과 더민주가 각 7명, 국민의당 2명, 정의당 1명이 배정될 공산이 크다. 결국 새누리당 등은 다른 상임위 희망자를 설득해 국방위로 돌려야 할 판이다.

국방위 선호가 떨어지는 건 의원들이 지역구 활동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보기 때문이다. 국회 관계자는 "의원들에겐 예산을 끌어오거나 지역 현안 해결에 도움이 되는 기획재정위나 국토교통위 등 경제 관련 상임위가 인기"라고 했다.

주로 국방위에 배치되던 군 출신 당선자가 줄어든 것도 국방위 지원이 저조한 이유다. 군 출신 당선자는 19대 때 여야를 통틀어 11명이었지만 이번 총선에선 6명에 그쳤다. 현 정부에서 국방차관을 지낸 새누리당 백승주 당선자도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 등을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집권 여당이자 안보를 중시하는 보수 정당을 자처해온 새누리당 당선자들의 국방위 지원이 저조한 것은 더 문제란 지적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