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사 회장과 연세대 재단 이사장을 지낸 고(故) 방우영(方又榮) 조선일보 상임고문의 영결식이 12일 오전 8시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루스채플관에서 엄수됐다. 루스채플관은 연세대의 공식 예배당이다. 이날 영결식에는 상주(喪主) 방성훈 스포츠조선 대표이사와 고인의 장조카 방상훈 조선일보 사장을 비롯한 유가족과 각계 조문객 등 400여 명이 참석했다.

김용학 연세대 총장은 조사(弔辭)에서 "방 상임고문은 조선일보를 우리 사회 최고의 언론으로 일구셨고 연세대 총동문회장으로 15년, 재단 이사장으로 16년간 재임하며 세브란스병원을 새로 건축하고 인천 송도 국제캠퍼스를 조성하는 등 큰 업적을 남기셨다"고 말했다.

김용학 연세대 총장이 12일 연세대학교 루스채플관에서 엄수된 고(故) 방우영 조선일보 상임고문의 영결식에서 조사(弔辭)를 낭독하고 있다.

[방우영 조선일보 상임고문은 어떤 인물?]

강천석 조선일보 논설고문은 조사를 통해 "장례 기간, 신문의 시대를 활짝 개화(開花)시킨 '방우영 시대'의 자랑스러운 기억들을 회고할 수 있어 슬픔에 휩쓸리지 않을 수 있었다"고 했다.

영결식을 집례한 김서년 목사는 설교에서 "고인이 작고하기 일주일 전인 지난달 30일에도 부친의 기일을 맞아 의정부 선산에 올라갈 정도로 효성이 지극한 분이셨다"며 "우초(愚礎) 방일영(方一榮) 선생과 형제이자 '동지'로서 언론을 이끌어오셨다"고 했다.

이날 영결식에는 한승수 전 국무총리,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 황우여 전 교육부 장관, 김석수 연세대 재단 이사장, 정갑영 전 연세대 총장,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 이웅열 코오롱 회장, 윤세영 SBS미디어그룹 회장, 조현준 효성 사장, 이토 요시아키(伊藤芳明) 일본 마이니치(每日)신문 주필 등이 참석했다. 루스채플관 예배당이 가득 차자 100여 명의 조문객은 건물 밖에 서서 조의(弔意)를 표했다.

1시간 정도 진행된 영결식이 끝난 뒤 오전 9시 10분쯤 운구 행렬은 연세대의 교정을 한 바퀴 돌았다. 방 상임고문은 1949년 연세대의 전신인 연희전문 상과를 졸업했다. 이어 1952년부터 64년간 고인이 근무했던 서울 중구 태평로의 조선일보사 사옥을 향했다. 조선일보 500여 임직원은 사옥 앞 연도에 도열해 방 상임고문의 마지막 가는 길을 배웅했다. 고인의 가족들이 차에서 내려 임직원들에게 감사 인사를 한 뒤, 함께 묵념을 하며 고인을 애도했다.

운구 행렬은 이날 오전 10시 40분쯤 장지인 경기도 의정부시 가능동 선영에 도착했다. 5대의 버스에 나눠 타고 온 300여 명의 참배객이 고인과 동행했다. 윤주영 전 문공부 장관, 김용학 연세대 총장, 신영균 신영균예술문화재단 이사장 등이 장지로 찾아왔다. 조선일보 편집국장을 지낸 윤주영 전 장관은 "뜻하신 바를 다 이루고 가셨기에 호상(好喪)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고인과 동갑으로 오랜 지기(知己)인 신영균 이사장은 "고인은 척박한 한국 문화예술계를 후원해 한국 영화 산업을 일으켜 한류의 기초를 다지신 분"이라고 회고했다.

하관식은 조이어스교회 박종렬 목사가 집례했다. 박 목사는 "고인의 삶은 늘 다른 사람들을 위해 두 팔 벌리고 산 인생이었다"고 했다. 방성훈 대표는 "아버지는 (성경에 등장하는) 야곱처럼 다른 사람에게 헌신하는 삶을 사셨다"며 "하나님의 품에서 영생을 누리길 기원한다"고 기도했다. 참배객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고인은 이날 오전 11시 조부인 계초(啓礎) 방응모(方應謨) 선생의 묘 동편 유택(幽宅)에 안치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