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정보] 현대중공업 희망퇴직... 1300명 넘을 듯]

대우조선해양,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등 조선 3사(社)가 4000명에 이르는 인력 감축 계획을 담은 구조조정안을 조만간 정부에 제출한다고 한다. 지난달 정부가 강도 높은 자구책(自救策)을 요구하자 조선사들이 뒤늦게 내놓은 내용이다. 작년 세 회사의 적자는 8조원에 달하고 1분기 조선업 전체 수주 물량은 9척에 불과해 그냥 두면 문을 닫을 수밖에 없다.

그런데도 조선사들 구조조정안에선 절박함이 느껴지지 않는다. 정년(停年)이 가까운 직원들을 조금 일찍 내보내는 정도다. 조선 3사의 정직원은 5만4582명이고 매출 대비 인건비 비중은 11%에 달한다. 매출 대비 인건비 비중이 같은 빚더미인 한진·현대해운(2%)의 다섯 배가 넘고 삼성전자(7.6%)보다도 높다. 3대 조선사 직원 평균 연봉은 이미 7000만원대 중반을 넘겼다. 과도한 인건비 부담을 줄이는 임금 체계 개편이 급한데 이는 구조조정 방안으로 거론조차 되지 않는다.

조선사들이 과감한 조치를 꺼리는 것은 극렬하게 반발하는 노조 영향이 적지 않다고 한다. 조선사 노조들은 회사가 생존 위기에 몰린 지금도 임금을 올려주고 고용을 보장하라는 황당한 요구를 하고 있다. 열흘 전 현대중공업은 구조조정 반대 상경 투쟁까지 벌였다. 대우조선해양노조도 "추가 희생은 받아들일 수 없다"며 버티고 있다. 회사가 망해가도 노조는 귀족 행태를 못 버리겠다는 것이다. 이대로는 조선사 구조조정이 시작도 하기 전에 좌초할 것이다.

조선업 위기는 경영진의 방만한 행태와 정부·국책은행의 감독 부실 탓도 크다. 직원들 희생만 강요하지 말라는 목소리에도 일리가 있다. 그러나 당장 회사를 살리는 게 급하다. 노조가 그동안 누려온 고연봉과 복지 혜택을 포기하며 고통을 나눠 지지 않으면 부실기업을 살리기 위해 부담을 감내할 국민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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