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이란을 첫 국빈 방문 중인 가운데 2일 우리 기업과 이란 정부는 총 371억달러 규모, 30개 인프라 프로젝트에 대한 '일괄 수주(EPC) 가계약' 또는 양해각서(MOU)를 맺었다. 안종범 청와대 경제수석은 이날 현지 브리핑에서 "한국 기업 수주가 거의 확실시되는 프로젝트만 집계한 것"이라고 했다. 양해각서 등이 체결되지 않아 제외된 일부 프로젝트의 2단계 사업을 포함하면 그 규모는 456억달러(약 52조원)까지 늘어난다고 안 수석은 밝혔다. 박 대통령의 '세일즈 외교' 성과로는 최대 규모라고 했다.

이란 대통령 "제 마이크 쓰세요" - 이란을 국빈 방문 중인 박근혜 대통령(왼쪽)이 2일 테헤란 사드아바드 좀후리궁에서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과 공동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박 대통령의 마이크가 나오지 않자 로하니 대통령이 자신의 마이크를 건네고 있다. 박 대통령은 현지 이슬람 문화를 존중하는 차원에서 히잡(머리를 가리는 천)의 일종인‘루사리’를 썼다.

분야별로는 △철도·공항·수자원 관리 인프라 116억2000만달러(7건) △석유·가스·석유화학 재건 사업 178억달러(9건) △발전소 건설 58억달러(10건) △병원 건설 등 의료 분야 18억5000만달러(4건) 등이다. 그중 이스파한~아와즈 철도 건설 사업(53억달러)의 경우 단일 프로젝트로는 규모가 가장 크며 주요 계약 조건이 합의돼 가계약이 체결됐다. 대(對)이란 경제 제재로 한국 기업 참여가 중단됐던 사우스파 LNG 플랜트(35억달러) 프로젝트는 올 초 협상이 본격적으로 재개됐고 수주 가능성도 크다고 한다. 총사업 규모가 100억달러인 바흐만 정유 시설 프로젝트는 일단 1단계 사업(20억달러)에 대한 MOU가 체결됐다.

[이란은 어떤 나라?]

[[키워드 정보] 양해각서(MOU)란 무엇인가]

양국 정부는 이날 전 분야에 걸쳐 66개의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2011년 174억달러에서 작년 61억달러로 급감한 교역의 회복을 위해 상대방 항만의 자유 출입을 보장하는 해운 협정도 맺었다.

한편 박 대통령과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이날 정상회담을 가진 뒤 한·이란 직항로 개설, 경협 확대, 북핵 반대 등의 내용이 담긴 공동 성명을 채택했다. 로하니 대통령은 "양국의 노력으로 현재 61억달러인 교역 규모를 5년 내에 300억달러 이상으로 확대하는 것이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