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유기준 의원은 누구?]

[친박, 새누리 원내대표 경선 앞두고 '자중지란']

"더 이상 친박(親朴)을 팔지 말라." 새누리당 원내지도부 경선(5월 3일)을 앞두고 28일 청와대에서 이런 목소리가 나왔다. 친박계 유기준 의원이 '친박 대표' 모양새로 경선에 출마할 의향을 보이자 직접 제동을 건 것이다.

여권 핵심 관계자는 이날 "유 의원이 친박 단일 후보라는 건 말도 안 되는 얘기"라며 "정치권에 이런 얘기가 퍼지는 것을 청와대에서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고 보고 청와대 고위 관계자가 '대통령 뜻과 아무 관련 없는 출마'라는 것을 여당 쪽에 전달했다"고 말했다.

이 청와대 관계자는 "경선에 개입할 의사도 없고 개입하고 있지도 않다. 대통령을 계파 수장 수준으로 끌어내려선 안 된다"며 "일부 친박 의원이 대통령의 편집·보도국장 간담회 발언을 자신에게 유리한 쪽으로만 해석해서 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이 관계자는 전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26일 편집·보도국장 간담회에서 "여당과 정부는 수레의 두 바퀴"라며 "계속 서로 협의해 가면서 같이 굴러가야 국정 운영이 원활하게 된다"고 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 발언에 무게를 두고 '친박에 대한 지원 요청'으로 해석하는 사람이 있는데 그것은 아전인수격 해석"이라고 했다는 것이다.

청와대는 과거에도 몇몇 사안에 대해선 의원들이 '청와대 뜻'을 내세우는 것을 못마땅해한 적이 있었다. 그러나 이번처럼 거의 공개적으로 제동을 건 것은 이례적이다.

이와 관련, 청와대 관계자는 "총선을 통해 나빠진 민심을 고려할 때 이번에는 일찌감치 확실하게 제동을 걸지 않을 수 없다고 본 것"이라고 했다.

이는 지난 26일 언론사 편집·보도국장 간담회에서 나온 박 대통령 발언에서도 나타났다는 것이다. 당시 박 대통령은 "제가 친박을 만든 적은 없다. 다 (정치인) 자신들의 선거용 마케팅에서 나온 얘기"라며 "앞으로 정치인들이 마케팅보다는 국민에 대한 약속을 지키며 신념의 정치를 해 나가야 되지 않겠느냐"고 했다. 거기에는 친박과 비박의 이분법을 통해 '자기 정치'를 하는 정치인들을 더 이상 좌시하지 않겠다는 박 대통령의 의중이 담겼다는 게 참모들 설명이다.

청와대 참모들은 대체로 "지금은 친박이 나설 때가 아니다"는 생각이라고 한다. 청와대에선 "이제 친박은 힘을 모아 박근혜 정부가 성과를 내도록 뒷받침하고 정권 재창출을 위한 징검다리 역할에 만족해야 할 것 같다"는 말도 나왔다. 사실상의 '친박 2선 후퇴론'으로도 해석될 수 있는 얘기였다.

다만 이를 근본적 변화로 보기 어렵다는 해석도 있다. 차기 당대표를 뽑는 6월 전당대회에서 최경환 의원 등 핵심 친박을 밀려는 포석이자 '작전상 후퇴'라는 시각이다. 청와대 역시 6월 전대가 상당히 중요하다고 인식하고는 있다.

한 인사는 "6월 전대는 당의 노선과 체질 혁신을 놓고 치열하게 치러야 한다"며 "그러지 않으면 죽은 정당이고, 정권 재창출도 어렵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