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이 성급하게 터져버린 봄날이었다. 신발회사 탐스(TOMS)의 창립자인 블레이크 마이코스키(Mycoskie·39)는 1일 서울 성수동 서울숲에서 꽃그늘에 맨발로 앉아 명함을 건넸다. 회사 창립 10주년을 맞아 서울에 왔다고 했다. 받아든 명함엔 '신발 퍼주기 대장(Chief Shoe Giver)'이라고 적혀 있었다. 사장(CEO) 같은 직함은 없었다. "그럼 사장님이 아닌가요?" 묻자 마이코스키는 고개를 저었다. "지금 회사엔 전문 경영인이 따로 있어요. 나는 회사를 이끄는 사람이긴 하지만 사장이 아닙니다. 내가 지금껏 해온 가장 중요한 일이 신발을 나눠주는 일이었으니, 내 직함은 신발 퍼주기 대장 하나면 족하죠." 마이코스키의 구릿빛 곱슬머리가 봄바람에 와락 헝클어졌다.

마이코스키가 스스로를 '신발 퍼주기 대장'을 자처한 것은 2006년부터다. 당시 29세이던 마이코스키는 아르헨티나 구석구석을 도는 여행을 떠났다. 그곳에서 그가 본 건 아르헨티나 사람들이 즐겨 신는 '알파르가타'라는 신발. 캔버스 천으로 발을 감싼 형태가 간결하고 근사했다. 몇 군데 손을 봐서 내놓으면 어디서도 잘 팔릴 것 같았다. 또 하나, 맨발로 돌아다니는 아이들을 보게 됐다. 신발 살 돈이 없어 맨발로 걷는 아이들 발은 상처투성이었다. 피가 나고 물집이 잡혔다. 감염이 돼서 발이 단단하고 두꺼워지는 상피병(象皮病·코끼리 피부병)이나 파상풍에도 자주 걸린다고 했다. 아이들에게 신발을 나눠주는 미국인 자원봉사자도 만났다. 그 여성은 "기부 받는 신발이 일정하게 들어오지 않아 부족할 때가 많다"고 했다. 마이코스키는 그때 '신발 한 켤레를 팔 때마다 가난한 아이에게 신발 한 켤레를 기부하면 어떨까. 안정적이고 지속적으로 기부를 실천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렇게 그가 만든 것이 '내일의 신발(Tomorrow's Shoes)'이라는 뜻을 담은 탐스다.

‘탐스’의 창립자 블레이크 마이코스키는 1일 서울숲에서 신발은 벗어 손에 들고 맨발로 선 채로 사람들을 맞았다. “반가워요!” 티셔츠에 구겨진 바지, 수염이 아무렇게나 자라난 턱선. 사업가라기보단 쿨한 연예인 같은 모습이었다. 마이코스키는 “돈이 없어 신발을 사지 못하는 아이들의 삶을 체험하기 위해 우리는 매년 ‘신발 없는 하루’를 보내는 행사를 한다. 오늘도 그 이야기를 전하기 위해 이렇게 신발을 벗고 섰다”고 했다.

한 켤레를 사면 또 다른 한 켤레가 지구 어딘가 맨발의 아이에게 전해진다는 일대일 기부, 이른바 '원 포 원(One for One)' 구호는 금세 소문이 났다. 신발은 날개 돋친 듯 팔렸다. 미국 LA에서 인턴 직원 세 명과 함께 시작했던 회사 탐스는 전 세계 1000여곳에서 매장을 거느린 회사로 성장했다. 탐스는 올해 초까지 5000만켤레를 팔았다. 지금껏 신발 5000만켤레를 70여개국 아이들에게 나눠줬다는 뜻이기도 하다. 탐스 10주년을 맞아 만난 마이코스키는 "이 인터뷰에 집중하기 위해 오전 일찍 일어나 20분 동안 명상하고 왔다"고 했다.

10년의 나눔, 세상을 바꾸다

―신발을 준다고 아이들의 삶이 달라집니까.

"그럼요. 신발을 신은 아이들은 일단 학교에 갑니다. 발이 편하니까 공부할 의지가 생기는 거죠. 10주년을 맞아서 전문기관(보스턴 컨설팅그룹)에 의뢰해 우리가 신발을 건네준 아이에 대해 전수조사를 했는데, 아이들은 처음으로 새것(something brand new)을 가지게 됐다는 사실에 큰 의미를 부여한다고 해요. 지금껏 한 번도 가져보지 못한 '나만을 위한 것'을 쥐고 나면 자존감이 높아지고, 스스로를 높게 평가하게 된다는 거죠. 이 경험은 미래를 바꿔놓기도 하고요. 단순히 발을 덜 다치고 질병에 덜 걸리는 것을 넘어선 놀라운 결과죠."

―그렇다고 빈곤이 해결되는 건 아니잖습니까.

"탐스가 성장하면서 가장 많이 들은 비판이 그것이죠. 기부만이 능사가 아니라는 얘기요. 동의합니다. 빈곤이 해결되려면 무엇보다 교육이 필요하고 일자리가 필요하죠. 일대일 기부는 일단 아이들의 삶이 달라질 첫 계기를 마련한다는 점에서 중요해요. 누구에게나 인생을 바꿔놓을 '사건'이라는 게 필요하니까요. 희망과 기쁨, 힘을 얻는 순간 말이죠. 우리에게 신발은 그런 의미예요. 발을 다쳐서, 몸이 아파서, 신발이 없어서 학교에 갈 수 없는 아이들에게 '교육이 중요하다'고 말하는 게 의미가 있을까요. 일단은 신발을 신겨놓고 그다음에 해결책을 제시해야죠. 아이들이 신발을 받아들 때 표정과 눈빛을 보면 제 말이 무엇인지 바로 알 겁니다. 일자리가 더 중요하다는 의견을 수용해서 최근 몇 년 동안은 공장을 세우는 데 힘을 쏟고 있어요. 지금은 중국·인도·케냐·에티오피아·아이티·아르헨티나 등에 있습니다."

―공장은 어떻게 운영되나요?

캔버스 천으로 만든 ‘탐스’ 신발.

"조금씩 다릅니다. 아르헨티나 공장은 우리가 처음 탐스 신발을 만들어낼 때부터 같이했던 곳이고요, 아이티 공장은 재작년에 세웠어요. 지금까지 40명 정도 고용했을 겁니다. 중국은 2008년에 세워서 200명 정도를 채용했고요. 채용할 때 몇 가지 원칙이 있어요. 첫째, 우리가 공장을 소유하지 않는다는 것. 현지 제조사와 파트너십을 맺고 지분을 나눠 공장을 운영합니다. 이건 탐스뿐 아니라 그 지역 사람들의 일자리를 위한 것이니까요. 둘째는 남녀 성비를 동등하게 한다는 것. 제조업일수록 여성 인력이 차별을 받기 쉽거든요. 가난한 미혼모 등이 일할 수 있는 곳을 만드는 게 중요해요. 셋째는 기술을 가르친다는 것. 신발을 만드는 기술을 가르치는 데 굉장히 큰 공을 들여요. 기술이 있으면 나중에 또 다른 일을 할 수 있게 되니까요."

마이코스키는 미국 텍사스주 알링턴 출신이다. 10세부터 테니스 선수로 활동했고 서던 메소디스트대학에도 선수 장학금을 받고 들어갔지만, 부상으로 선수 생활을 포기하고 대학도 중퇴했다. 이후 그는 먹고살기 위해 사업을 시작했다. 대학생들을 상대로 세탁소 사업을 했고, 케이블방송과 자동차 운전 학원도 했다. 이 중 몇몇 사업체는 성공해서 큰 이윤을 남기고 팔기도 했지만, 망한 적도 있다. 마이코스키는 "탐스는 내가 돈을 버는 것을 목적으로 하지 않은 첫 번째 사업이었다. 이윤을 생각하지 않고 했던 일이 가장 큰 성공을 거뒀다는 건 정말이지 기적이다"고 했다.

―그럼 탐스는 어떻게 이윤을 냅니까.

"쉽게 말해 고객이 한 켤레를 살 때 두 켤레 값을 낸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우리가 가져가는 이익은 최소화하고요. 다른 회사들처럼 수백만달러씩 내면서 광고를 하거나 마케팅 비용을 들이는 대신 우리는 우리 회사 이야기를 전파하죠. 젊은 세대에겐 그게 더 효과적입니다. 저는 그 복음(Toms's Gospel)를 전하려고 전 세계를 다니는 사람이고요."

―당신은 장사꾼인가요, 사회운동가인가요.

"비즈니스맨은 이제 아닌 것 같네요(웃음). 처음엔 회사를 운영하는 사람이었지만, 이젠 영감을 주는 사람(inspirer)에 더 가까울 겁니다. 전 이제 탐스가 해온 일, 앞으로 할 일, 사람들과 같이할 일을 다니면서 설명해요. 백명에게만 말해도 그 얘기가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을 통해 수백, 수천만 사람에게 전파되니 광고보다 이게 훨씬 더 효과적이죠. 여행을 다니면서 깨닫는 건 사람들이 뜻밖에도 모두 비슷한 것을 원한다는 겁니다. 그건 다름 아닌 '아이들을 위한 더 나은 미래'를 원한다는 것이고요."

―신발은 매번 직접 주나요.

“회사 내에 기부를 전담하는 팀이 따로 있어요. 이들이 NGO 같은 단체와 함께 나눠줍니다. 요즘엔 신발뿐 아니라 선글라스(선글라스 하나를 사면 눈이 아픈 아이를 치료해준다), 커피(커피 한 봉지를 사면 깨끗한 물 20L를 기부한다)도 하고 있으니, 기부팀의 업무가 무척 중요하죠. 전 1년에 네 번 정도 기부 여행(Giving Trip)을 갑니다. 지금도 첫 번째 기부 여행을 잊지 못해요. 아르헨티나에서 1만 켤레를 나눠줬는데, 미리 현지 지역 담당자를 통해 아이들의 발 사이즈를 다 알아놓고 거기에 맞춰 신발을 일일이 제작해서 갔어요. 요즘은 신발은 아이들의 현지 사정에 맞춰서 만들어요. 부츠나 슬리퍼, 운동화를 보통 많이 만듭니다. 첫 번째 여행에서 마을에 버스가 서자마자 기다리고 있던 아이들이 몰려오며 다 같이 박수를 치더군요. 환호하는 아이들의 표정을 보니 그만 눈물이 줄줄 흘러서 나중엔 신발을 제대로 신겨주기도 힘들었죠. 제 인생을 바꿔놓은 순간입니다.”

블레이크 마이코스키(맨 오른쪽)가 남아프리카공화국 기부 여행에서 만난 아이들에게 직접 신발을 신겨주는 모습. 신발을 신은 아이들은 처음으로 ‘새것’을 갖게 된 흥분으로 눈을 반짝인다.

복잡할수록 단순하게

신발 기부 여행은 동영상으로도 만들어져 유튜브와 SNS로 퍼져나갔다. 감동은 금세 전염됐고, ‘나눔에 동참한다’는 소비자의 희열도 빠르게 퍼져나갔다. 수많은 전문가는 광고 없이 성공한 기업 중 첫째로 탐스를 꼽는다. 2013년 USA투데이지(誌)는 마이코스키를 ‘세계 5대 커뮤니케이터’로 꼽았고, 빌 게이츠와 힐러리 클린턴은 그를 두고 “지금껏 만나본 기업인 중 가장 흥미로운 사람”이라고 했다. 마이코스키는 1년 중 200일가량은 세계를 돌며 강연을 하고 미국 통신회사 AT&T의 모델로도 활동한다.

―사람들이 이젠 당신을 이미지로만 소비하게 된 것 아닙니까.

“아무래도 그럴 때가 있죠. 전 사실 굉장히 활달하고 아무하고나 말을 잘 섞는 사람인데, 탐스가 성공하면서 오히려 약간 내성적으로 변했어요. 전 완벽한 사람이 아닌데 사람들이 제가 실수하는 모습을 보고 실망도 하고 비난도 하니까요. 하지만 크게 신경 쓰진 않아요. 이럴수록 가족이나 친구들과 사적인 시간을 더 많이 가지려고 해요. 그들 앞에서는 그냥 나일 수 있으니까요.”

―탐스의 감동 스토리가 너무 많은 사실을 단순화시켜버리는 건 아닌가요? 기업은 어쨌든 이윤을 내고 매출을 늘리고 덩치를 키워야 하잖습니까.

“맞아요. 그런데 중요한 건 너무 복잡하게 생각할 건 없다는 겁니다. 물론 항상 대출을 갚아야 하고 공장을 돌려야 하죠. 그럴 때마다 제가 쓰는 방법은 ‘만약에’라는 시나리오를 짜는 거예요. ‘만약에 지금 다 망한다면 뭐가 남을까’ 같은 걸 생각해보는 식이죠. 그럼 언제나 제일 중요한 답이 나와요. ‘망해도 괜찮아. 난 기부로 사업하는 법을 배웠어. 그걸로 충분해!’ 이 답을 얻고 나면 그렇게 복잡할 게 없어요. 하나하나 차근차근 풀면 그만이에요. 감동이 모든 것을 단순화시킨다? 좋은 지적이에요. 동감합니다. 하지만 우리 사업의 본질이 결국 감동인걸요(웃음).”

마이코스키는 2007년부터 2010년까지 탐스 본사가 있는 LA의 마리나 델 레이 항구에 정박해놓은 보트에서 살았다. 집과 가구, 물품을 모두 처분하고 배에서 지낸 것이다. 당시 그는 한 미국 매체에 이런 글을 기고했다. ‘아침 8시 반쯤 보트에서 깨어나 에너지 바 하나로 아침을 때운다. 배 위에서 미팅도 하고 책을 읽는다. 인생이 가끔 장애물투성이처럼 느껴질 때, 스트레스가 많을 때면 일기를 쓴다. 써놓고 한 달쯤 뒤에 읽어보면 다 별것이 아니다. 문제란 언제나 그런 것이다.’ 2012년 아내 헤더 마이코스키(33)와 결혼하고 나선 16개월짜리 아들 서밋과 LA 자택에서 지내고 있다. 아들의 이름 서밋(Summit)은 ‘산의 정상’이란 뜻이다.

―결혼하고 났더니 삶이 다시 복잡해지지 않던가요.

“아뇨(웃음). 꼭 내 뜻대로 안 되는 게 있긴 하죠. 가령 예전엔 복잡하고 머리 아픈 일들은 모두 오전 11시 전에 해치웠어요. 열심히 일하고 나서 오후 4시쯤이면 주저없이 서핑을 하러 나갔고요. 요즘엔 꼭 그렇게 살진 못해요. 아이를 키운다는 건 모든 게 계획대로 되는 건 아니니까요. 그럴수록 나를 제일 먼저 돌보려고 노력해요. 남과 잘 지내려면 일단 내가 행복해야 하거든요. 아침에 아이가 깨어나기 전 일어나서 혼자 운동을 하고 명상하는 시간을 꼭 가집니다. 제겐 훌륭한 아내, 완벽한 아이, 따뜻한 친구가 있지만 그럼에도 나를 챙길 수 있는 건 나 자신밖에 없거든요. 갈수록 그 사실을 절실하게 깨닫고 있죠.”

―나를 돌볼 수 있는 사람은 나밖에 없다?

“그렇죠. 결혼하고 나서 처음엔 힘들 때마다 아내를 찾았는데, 나중엔 그것조차 아내와 스트레스를 나눠가질 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걸 깨달았어요. 문제는 결국 혼자 푸는 거예요. 집중하는 수밖에 없어요. 일이 많을수록 지금 당장 해야 하는 것만 생각하고, 나머지는 일단 잊습니다. 강연을 할 때, 사람을 숱하게 만날 때도 결국은 하나만 생각해요. ‘내가 여기 왜 있지?’ 그 일이 끝나면 일단 쉬어요. 쉰다는 건 일을 하는 것보다 언제나 중요하죠.”

―탐스는 휴가를 적극적으로 쓰도록 권장하는 회사라고 하더군요.

“에너지를 충전하는 게 많이 일하는 것보다 더 중요하거든요. 탐스 직원들은 매년 겨울 다 같이 시에라네바다산맥으로 스키 여행을 가요. 직원이 피곤하고 지쳤다면? 일단 쉬게 합니다. 따로 인사과에 뭘 제출하거나 연락할 필요도 없죠. 모든 제도는 단순하고 쉬워야 돼요. 넷플릭스 같은 회사는 따로 휴가나 병가가 없어요. 그걸 일일이 기록하고 관리하는 비용이 더 들거든요. 단순한 걸 이기는 건 없죠.”

카르페 디엠, 순간을 잡아라

마이코스키는 열렬한 독서가로도 유명하다. 그는 한 달에 20~30권씩 읽고, 마음에 드는 문구는 주저없이 베껴놓았다가 모든 직원에게 이메일로 보낸다. 그중에서도 마이코스키가 가장 좋아하는 문구는 언제나 ‘카르페 디엠(Carpe diem)’, 지금 이 순간을 즐기라는 뜻의 라틴어다. 탐스 신발에도, 커피에도 이 문구가 빠지지 않고 새겨져 있을 정도다.

―왜 그렇게 순간에 집착합니까.

“순간이 미래를 만드니까요. 저는 직원을 채용할 때도 이 순간을 즐길 수 있는 사람인지 아닌지부터 봐요. 탐스가 초창기 한창 덩치를 키워나갈 땐 외부에서 전문가를 찾아 영입하려고 했어요. 저는 이전에 신발 회사를 차려본 적도 없고, 패션을 아는 사람도 아니고, 심지어 기부 전문가도 아니었으니까요. 그런데 그런 전문가를 데려다 놓고 일하다 보니 내 목표를 설득하는 것도 쉽지 않고, 회사가 한 뜻으로 움직이지도 않더라고요. 그래서 나중엔 경험도 학력도 안 보고 오로지 우리 회사의 사명에 공감하는 사람, 열정을 보여주는 사람만을 뽑았어요. 그랬더니 놀랍게도 회사가 더 잘 돌아가더군요.”

탐스는 본래 상장회사가 아니다. 마이코스키가 100% 지분을 소유하고 있었다. 2014년 마이코스키는 탐스 지분의 50%를 사모펀드 회사와 손잡고 다른 신생 기부 회사에 투자하는 데 쓰겠다고 밝혔다.

―회사가 커질수록 해보고 싶은 게 더 많아지는 건가요.

“아뇨. 하고 싶은 것은 늘 명확해요. 더 많이 나누는 것, 그걸 현실화시키는 것, 그리고 충분히 쉬는 것이죠. 요즘엔 ‘책 휴가(reading vacation)’를 구상하고 있어요. 한 달 정도 홀로 배를 타고 나가서 바다 위에서 계속 책만 실컷 읽는 휴가죠. 아내의 허락이 필요하긴 한데, 잘 이야기하면 이해해주지 않을까 싶네요(웃음).”

―독서는 이미 충분히 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만.

“대학을 졸업하지 못해서인지는 모르겠는데, 늘 갈증이 있어요. 더 배우고 싶고 더 읽고 싶죠. 꼭 공부가 아니더라도 무아지경으로 읽는 걸 좋아해요. 존 그리샴, 데이비드 발다치 같은 스릴러 작가의 소설에 빠져드는 것도 좋죠.”

―성공이란 무엇입니까.

“돈을 벌고, 남을 돕고, 건강하게 아이를 키우고, 많이 웃는 것이죠.”

―나중에 묘비명에 새기고 싶은 말이 있나요.

마이코스키는 잠시 생각하다가 “써서 보내주겠다”고 했다. 이틀 뒤 그는 이메일로 이렇게 대답했다.

‘많이 줄수록 오래 살리라(The more you give, the more you li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