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8일 "해외에서 근무하던 북한 식당 종업원 13명이 집단 탈북해 지난 7일 한국에 도착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중국에서 일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의 해외 식당 종업원이 집단 탈북한 것은 처음이다. 국제 사회의 대북 제재가 효과를 내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국에 온 13人 - 중국 내 북한 식당에서 근무하던 종업원 13명이 집단 탈출해 7일 국내에 들어왔다. 남자 지배인 1명과 여자 종업원 12명인 이들이 탈북 배경 등을 조사 받기 위해 경기도 시흥시 북한이탈주민보호센터로 이동하고 있다.

통일부 정준희 대변인은 이날 긴급 브리핑에서 "북한의 해외 식당에서 근무 중이던 남자 지배인 1명과 여자 종업원 12명이 집단 귀순해 서울에 도착했다"고 말했다. 이날 정부는 외교 마찰 등을 우려해 집단 탈북자가 일했던 국가를 공개하지 않았다. 그러나 중국의 대북 소식통은 "탈북한 식당 종업원 13명은 지린(吉林)성 옌지(延吉)에서 근무하다가 식당이 잘 안 돼, 저장성 닝보(寧波)로 옮겨 3개월을 더 일하다가 동남아의 한 국가를 경유해 한국에 온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이들이 중국의 북한 식당에서 우리 측 영향권으로 넘어온 시점은 확인되지 않았다. 정부 소식통은 "중국은 탈북자를 우리 측에 넘길 때 시간을 끈 적이 많았는데, 이번에는 비교적 신속하게 처리했다"고 말했다.

탈북 동기와 관련, 정 대변인은 "해외에서 생활하며 한국 TV, 드라마, 영화, 인터넷 등을 통해 한국의 실상과 북한 체제 선전의 허구성을 알게 됐다고 한다"며 "한 종업원은 '한국에 오는 것에 대해 서로 마음이 통했으며, 누구도 거부하지 않았다'고 언급했다"고 전했다. 또 국제 사회의 제재로 북한 해외 식당도 타격을 입은 가운데 5월 당 대회를 앞두고 '외화 상납' 요구 등이 가중되면서 탈북을 결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이날 집단 탈북과 관련 "앞으로도 이런 상황이 계속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