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3 총선 선거운동 이틀째인 1일 여야(與野)의 대선 주자들이 수도권에 총출동했다. 수도권 지역구는 122곳으로 전국 253개 선거구의 절반에 육박한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 서울 종로의 새누리당 오세훈 후보는 총선 이후 자신들의 운명을 좌우할 수도권에서 표심 잡기 총력전에 나섰다.

◇김무성 '야당 심판론'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이날 야당세가 강한 경기 남부를 돌며 '야당 심판론'을 내세웠다. 김 대표는 경기도 수원 후보자 합동 유세를 시작으로 군포갑, 안양만안, 광명을, 시흥갑, 안산상록을, 안산단원갑, 안산단원을 등 12곳의 지역구를 망라하는 유세를 펼쳤다. 김 대표는 '보수층'을 주로 겨냥했다. 이날 수원에서 연 중앙선대위 회의에서 김 대표는 "운동권 정당 머릿속엔 반(反)기업 정서밖에 없는데 표를 달라는 건 이율배반, 블랙코미디"라며 "야당의 포퓰리즘 공약 남발은 국민 고통을 가중시키는 것"이라고 했다. 유세에 나선 김 대표는 더민주를 겨냥해 "일자리 창출에 발목 잡는 경제무능 정당, 테러방지법을 폐지한다며 국민을 불안하게 만드는 안보포기 정당, 사사건건 국정 반대만 일삼는 민생외면 정당에 단 한 표도 줘서는 안 된다"면서 "(야권 단일화는) 국민을 우롱하는 잔수"라고 했다.

(왼쪽부터)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1일 경기 안양시 거리 유세에서 율동을 하고 있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1일 서울 은평구에서 시민들과 대화하고 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1일 경기 안산시에서 지원유세 도중 신발끈을 동여매고 있다. 새누리당 오세훈(서울 종로) 후보가 1일 평화시장에서 상인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문재인 '단일화 염원'

더민주 문재인 전 대표는 서울 은평구와 강서구, 양천구를 돌며 친노(親盧) 후보들을 도왔다. 문 전 대표는 이날 '세월호 변호사' 박주민(은평갑), 문재인 대선 캠프 대변인을 지낸 진성준(강서을) 후보를 비롯해 노무현 청와대 출신인 강병원(은평을), 황희(양천갑) 후보를 지원했다. 문 전 대표는 안철수 대표 공격도 계속했다. 그는 서울 은평을에서 "지금 후보 단일화를 반대하는 것이 국민의당이라는 사실은 누구나 잘 안다. 특히 안철수 대표가 자꾸 고집을 부리고 있다"고 했다. 문 전 대표는 서울 강서을에서는 "안 대표가 말하는 3당, 다당 체제는 언젠가는 가야 할 길"이라면서도 "그것은 제1당이 과반수가 안 돼야 의미가 있다. 3당 구도보다 새누리당의 과반 의석을 막는 게 더 시급하다"고 했다.

◇안철수 '단일화 그만'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는 오전 6시 30분부터 자신의 노원병 지역구 유세를 시작으로 경기도 안양과 군포·안산·인천 지역 등 12곳에서 유세를 했다. 김영환(안산 상록을), 부좌현(안산 단원을), 최원식(인천 계양을), 문병호(인천 부평갑) 후보 등 수도권에 출마한 현역 의원을 주로 도왔다. 본인 스스로도 지역에서 접전을 펼치고 있는 안 대표는 "다른 후보들 지원을 갔다가 저녁 늦게라도 다시 지역으로 와 퇴근 인사, 상가 방문을 다니겠다"고 했다. 안 대표는 이날도 새누리당과 더민주를 비판하며 제3당의 독자 노선을 강조했다. 안 대표는 안양 유세에서 "만나는 분마다 1·2번이 민생 문제 해결은 못 하고 맨날 싸우는 데 질린다고 한다"며 "3번이 못 싸우게 하고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했다. 안 대표는 더민주와의 단일화에 대해 기자들 질문이 이어지자 "다른 질문을 달라"고 불쾌함을 보이기도 했다.

◇오세훈 '총선에만 집중'

서울 종로의 오세훈 후보는 이날 발표된 여론조사에서 자신이 여권 내 차기 주자 1위로 오른 것에 대해 "아직 마음의 준비가 안 됐는데 (여론조사에) 오르는 게 부담된다. 지금은 총선, 오로지 종로에만 집중하고 싶다"고 했다. 그래서인지 이날은 전날과 달리 인근 지역구 지원 유세를 삼가며 지역구에 머물렀다. 오 후보는 이날 오전 7시 30분 경복궁역에서 출근 시민들을 만나 지지를 호소한 뒤 평화시장과 평창동을 돌았다. 이어 구기동·부암동을 유세차로 돌며 표를 호소했고, 혜화역에서 퇴근하는 시민들을 만났다. 오 후보는 유세에서 "풍부한 시정 경험을 바탕으로 종로구민의 삶의 질을 좀 더 내실 있게 바꿔 드리겠다"며 "종로에 일하기 위해 왔으니 일할 수 있는 기회를 달라"고 했다. 오 후보 측은 "지금은 종로에서 당선만 돼도 (대선 준비 차원에서는) 충분히 얻는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