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인터넷 상거래 업체 아마존의 최고경영자(CEO) 제프 베조스(52)가 이르면 2018년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우주여행을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베조스는 지난 8일(현지 시각) 미국 워싱턴주(州) 켄트에 있는 우주선 개발업체 '블루 오리진(Blue Origin)' 본사를 언론에 처음 공개하고 이 같은 계획을 발표했다. 블루 오리진은 베조스가 2000년 사비를 들여 설립한 민간 우주개발업체다. 이 회사의 목표는 일반인들이 부담스럽지 않은 가격으로 우주를 여행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제프 베조스 아마존 최고경영자(CEO)는 워싱턴포스트를 인수한 데 이어 우주 관광 시대도 개척하고 있다.

[아마존 최고 경영자 제프 베조스는 누구?]

베조스는 "2017년 전문 조종사를 태운 시험 비행에 성공하면 2018년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우주여행도 가능할 것으로 본다"며 "한 번에 6명 정도를 태우고 우주로 떠나 100㎞ 상공에서 무중력을 느끼며 푸른 지구를 감상하는 짧은 여행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블루 오리진이 개발한 우주 여객선 '뉴 셰퍼드(New Shepherd)'는 지난해 5월 시험 발사에 성공했고, 그해 11월에는 발사체가 원형 그대로 지상에 무사 착륙했다. 그동안 한 번 발사된 로켓은 재사용이 불가능해 우주개발 비용을 높이는 요소로 꼽혀왔다. 뉴 셰퍼드는 재사용이 가능해 우주여행에 드는 비용을 기존의 10분의 1정도로 줄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베조스는 "지금까지 우주 비행은 항공사들이 보잉 747 여객기를 한 번 이용한 뒤 버리는 것과 같았다"며 "비용이 얼마나 비싸겠냐"고 했다. 실제로 2002년 자비로 국제우주정거장(ISS)을 방문한 남아프리카공화국 사업가 마크 셔틀워스는 2000만달러(약 240억원)를 냈다.

베조스는 민간 우주산업에 뛰어든 대표적인 기업가로 꼽힌다. 5세이던 1969년 '아폴로 11호'가 달에 착륙하는 것을 보고 우주개발을 꿈꿨다. 그는 "아마존이라는 '로또'를 맞아 꿈을 실현할 수 있었다"며 "우주 관광은 단순한 유흥이 아닌 우주산업을 성장시키는 발판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인류의 우주시대는 1961년 4월 12일 옛 소련의 우주비행사 유리 가가린이 보스토크 1호를 타고 지구궤도를 공전함으로써 처음 열렸다. 이후 민간인으로는 2001년 미국인 억만장자 사업가 데니스 티토가 러시아 소유스호를 타고 ISS를 방문했다. 정부 주도 산업으로만 여겨지던 우주개발은 2004년 6월 미국 스케일드 컴포지츠사(社)가 민간 차원에선 처음으로 유인 우주 비행(스페이스십 원·Spaceship One)에 성공하면서 민간인 우주개발 시대를 열었다.

이후 우주산업에는 베조스의 블루 오리진뿐 아니라 테슬라 CEO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 X', 알파벳(구글 지주회사) 회장 에릭 슈밋의 '플래니터리 리소스' 등 IT기업들이 뛰어들었다. 베조스는 "기존 우주업체들이 기껏해야 1년에 10차례 로켓을 발사하는 것에서 벗어나 연간 수십 차례씩 로켓을 발사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