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철 "윤상현, 김무성 자택 찾아가 사과했다"]

새누리당 윤상현 의원이 김무성 대표를 향해 "죽여버리게 이××"라고 막말하는 현장의 목소리가 녹음으로 공개됐다. 김 대표를 공천에서 탈락시켜야 한다는 취지의 말도 녹음돼 있다고 한다. 새누리당은 이 문제를 놓고 또다시 친박(親朴)·비박(非朴)이 집단적으로 패싸움에 빠져들고 있다.

윤 의원은 지난달 27일 밤 술을 마신 상태에서 지역구 선거사무소에서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어 이런 막말을 했고, 선거사무소에 함께 있던 누군가가 녹음해 외부로 돌린 것으로 추정된다. 윤 의원은 9일 김 대표에게 사과하면서도 정치 음모라며 오히려 반발했다. 윤 의원이 만약 개인적으로 사과하고 정치적 음모로 몰아 빠져나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다.

윤 의원은 친박계 핵심 중 핵심으로 위헌 논란까지 무릅쓰고 현역 의원으로서 대통령 정무특보를 맡았던 사람이다. 행동을 한없이 신중하게 해도 부족할 위치에 있는 것이다. 그런 사람이 작년 말엔 충청포럼이라는 단체의 회장을 맡아 지역주의를 부추겼다는 말을 듣더니 지난달에는 국회에서 연설하고 나가는 대통령을 향해 "저 여기 있어요"라고 소리쳐 국회를 희화화시켰다. 그것도 부족해 이번엔 스스로 시정잡배 수준을 넘지 못하는 '거친 입'을 다시 보여주었다. 국회의원은 물론 어떤 공직도 맡을 자격이 없다는 것을 자인(自認)한 꼴이다. 당내에서 대통령 호위무사, 친박계 행동대장이라는 말까지 있다 하니 그동안의 행적이 어떠했는지 짐작할 만하다.

새누리당은 불과 며칠 전 당내 여론조사 유출, 청와대와 당대표까지 연루된 '공천 살생부(殺生簿)' 파동으로 친박·비박이 난투에 가까운 싸움을 벌였다. 윤 의원의 막말이 이런 패싸움 와중에서 나왔다는 것은 윤 의원 개인 차원을 넘어 당 차원의 근본 문제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이대로 가면 이런 사람들에게 나라의 운명을 쥐여주는 것이 불행이라고 생각하는 유권자가 계속 늘 수밖에 없다. 지금 그 임계점에 이르렀다. 이 사실을 당사자들만 잘 모르는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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