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비례대표에 운동권 인사 대신 경제 전문가를 집중 추천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지역구 공천에서는 운동권이나 전문가 구분보다는 당선 가능성을 최우선으로 하는 '흑묘백묘론(黑猫白猫論·검은 고양이든 흰 고양이든 쥐만 잘 잡으면 된다)'을 강조하고 있다. 더민주 당무위(당무 집행에 관한 최고의결기관)가 비상지도부인 비대위에 당규 개정 권한 등을 위임하면서 김종인 대표는 비례대표 추천에 재량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됐다.

공천 신청 후보자 면접 심사 - 더불어민주당의 공천 신청 후보자 면접 심사가 1일 서울 용산구 백범기념관에서 열렸다. 서울 강서갑에 출마한 금태섭 예비 후보가 면접위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더민주 핵심 관계자는 1일 "조만간 비례대표 규정을 손봐서 김 대표가 경제 전문가 그룹을 추천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 정장선 총선기획단장도 "19대 총선 때 비례대표 공천에서 운동권을 너무 많이 하지 않았느냐는 지적이 있었다"며 "현 당규에는 비례대표 추천 규정을 너무 세분화해서 못 박아 놓았는데, 비대위에 융통성을 줄 필요가 있다"고 했다. 현재 비례대표 추천 규정에는 경제·사회·복지·사회적 다양성 등 4개 분야에서 각각 2~4명씩 중앙위원회 순위투표를 하는 방식 등이 세세하게 나와 있다. 이를 고쳐서 김 대표 등 비대위가 직접 원하는 인물을 추천할 수 있도록 한다는 뜻이다.

김 대표 측은 "더민주의 비례대표 대원칙은 내년 대선까지 내다보고 수권(受權) 정당 이미지를 줄 수 있는 인물을 고르겠다는 것"이라고 했다. 경제·정책 전문가, 외교·안보 전문가 등 전문가 그룹이 최우선 대상이 될 것이라는 얘기다.

대신 더민주는 지역구의 경우에는 당선 가능성을 첫 번째로 중시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 대표 한 측근은 "지역구 관리를 잘하고 당선 가능성이 크다면 친노(親盧)든 운동권이든 상관없다는 생각"이라고 했다. 중국 덩샤오핑 전 주석의 '흑묘백묘론'과 같다. 이 때문에 당내에서는 물갈이 대상으로 거론되는 '강경파 막말 의원'이더라도 지역구 여론조사가 잘 나오기만 하면 공천에서 살아남을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