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7일 국내 첫 활강 경기장인 강원도 정선 알파인스키 경기장에서 열린 '국제스키연맹(FIS) 스키 월드컵'에 대해 선수단과 스키 전문 외신 기자들은 "슬로프 상태가 좋고 직원들도 친절했다"면서도 "올림픽 수준이 되려면 보완할 점이 많다"는 평가를 내렸다.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는 2018년 올림픽의 리허설 개념으로 이번 월드컵을 치렀다.

응답자들이 공통으로 제기한 것은 교통 문제였다. 평창 알펜시아에 있는 숙소와 정선 경기장을 오가는 데만 왕복 2시간이 걸려 컨디션 조절이 어려웠다는 것이다. 한 유럽 국가의 코치는 "유럽은 대부분 경기장에 숙소가 붙어 있어 곧바로 곤돌라를 탈 수 있다"고 했다.

또 외신 기자, 관람객, 조직위 직원들은 주차장부터 경기장까지 눈 덮인 급경사를 20여분이나 걸어 올라가야 했다. 한 외신 기자는 "경기장 미디어센터를 가는데 매일 등산을 하는 기분이었다"고 했다. 5일 연습 경기 때까지 발판을 깔지 않아 조직위 직원들이 아슬아슬하게 눈길을 내려오기도 했다.

관람석과 미디어센터, 화장실 등 시설이 부족하고 난방이 제대로 안 된다는 지적도 있었다. 미디어센터는 손이 시려 기사 작성에 어려움을 겪을 정도였고, 경사진 땅에 그대로 천막을 세운 탓에 책상은 한쪽으로 기울어진 상태였다.

경기장 건설에 집중하다 보니 선수단을 세심하게 챙기지 못한 점도 있었다. 유럽의 한 국가대표팀 감독은 "숙소에 헬스장은 있었지만 연습 경기를 마친 오후 2시부터 6시까지는 사용 불가라는 통보를 받았다"면서 "이 때문에 선수들이 추운 날씨에 숙소 주변에서 조깅과 스트레칭을 했다"고 말했다. 숙소에서 제공하는 메뉴가 선수용 식단으로 적합하지 않아 아예 이용하지 않은 팀도 있었다.

조직위 운영진 간 손발이 안 맞는 장면도 나왔다. 조직위의 초청을 받은 신동빈 대한스키협회 회장이 6일 경기를 관람하기 위해 곤돌라를 타려다 저지당한 일도 있었고, 조직위 차량이 경기장까지 올라가지 못하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컨트롤 타워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탓이다.

6~7일 대회 당일엔 1100~1200여 관중이 몰렸지만 관람석은 300석밖에 안 돼 나머지는 2시간 동안 서서 경기를 지켜봤다. 이에 대해 조직위 측은 "공정률 60~70% 수준에서 치른 테스트 이벤트(연습 대회)라 일부 불편이 있을 수밖에 없다"며 "부족한 부분은 앞으로 보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월드컵 초대 챔프는 노르웨이의 셰틸 얀스루드(활강·1분41초38)와 스위스의 카를로 양카(수퍼대회전·1분26초16)였다. 한국 최초로 월드컵 수퍼대회전 종목에 출전한 김현태는 완주하며 54명 중 42위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