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국민의당이 자신의 국보위 전력을 공격하는 데 대해 "안철수 의원이 '새정치' 한다고 했는데 지금 같은 행위가 새정치인지 묻고 싶다"며 "새정치 하겠다는 사람들이 그런 식으로 하면 안 된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26일 밤 본지와 가진 인터뷰에서 "내가 얘기를 할 수 없어서 그렇지 나는 대략 저 당(국민의당)이 어떻게 될 거라고 짐작을 한다. 나를 공격하는 것보다 자기들 할 일 열심히 하는 게 나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어떻게 된다는 말이냐'는 질문에는 웃으면서 더 이상 언급하지 않았다. 대신 "국민의당이 광주(光州)에서 지지도가 떨어지기 시작하니 나를 이용해 광주 정서를 다시 한번 뒤집어 보겠다는 것"이라며 "그런 정치를 한다고 해서 성공할 거라고 보지 않는다"고 했다.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원장이 26일 오후 서울 광화문의 개인 사무실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갖고 있다. 김 위원장은 27일부터 당 비상대책위원장도 겸직하게 됐다.

―국보위 참여 전력 논란이 계속되는데.

"나는 (신군부가) 그렇게 많은 희생을 내면서 권력을 쟁취하려고 한 것은 절대적으로 비판하고 받아들이지 않는 입장이다. 다만 국보위에서 실질적으로 내가 관련한 전문적인 일 자체에 대해서는 후회하지 않는다. 학자로서 국보위에 참여해 '부가가치세는 폐지하면 안 된다'는 논리를 전개했고, 오늘날까지 부가가치세가 존속할 수 있는 역할을 한 것이다."

―국민의당이 왜 이 문제를 자꾸 거론한다고 보나.

"나를 어떻게 좀 깎아내리면 자신들에게 유리할 거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런 것에 집착해 국민의 정서를 흔들려고 하는 그런 식의 정치는 하면 안 된다. 그 사람들(국민의당)도 다 나한테 (도와달라고) 사정했던 사람들이다."

―안철수 의원에 대해 평가를 한다면.

"별로 평가를 하고 싶지 않다."

―여야를 너무 많이 왔다 갔다 한 건 아닌가.

"무슨 큰 영광이나 자리를 바라고 했던 게 아니다. 박근혜 대통령을 도운 것은 여러 후보 중에 내가 생각하는 요건을 갖춘 분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당을 보고 간 것이 아니다. 이번에도 이대로 가다가는 대한민국의 대체(代替) 정당이 없어질 수 있다는 생각에 수락한 것이다. 내가 야당을 정상적으로 만든다고 해서 이 나이에 솔직히 뭘 추구하겠나. 아무것도 안 하고 지내면 편하다."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평가는.

"나는 박 대통령을 당선시키는 데 나름대로 최대한 노력을 한 사람이다. '대통령이 되면 훌륭한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국민에게 이야기한 사람이니까 박 대통령이 성공한 대통령이 되기를 누구보다 바란다. 그래야 내 평판도 올라갈 것 아닌가. 그러니까 기다려봐야지."

―친노(親盧) 패권주의 청산할 자신이 있나.

"솔직히 뭘 가지고 친노 패권주의 이야기를 하는지 납득이 잘 안 된다. 밖에서 가장 의심하는 것이 내가 문재인 대표의 꼭두각시처럼 움직이지 않을까 하는 건데, 그런 우려는 하지 않아도 된다. 내가 관장할 능력이 없으면 하지도 않았다."

―선대위에 문 대표와 가까운 사람이 많지 않나.

"문 대표는 나에게 누구를 해줬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한마디도 한 적이 없다. 내가 직접 뽑았다. 그분들 하나하나가 친노고 비노고 그런 개념이 없는 사람들이다."

―공천에서 현역 의원들을 많이 바꿀 계획이 있나.

"정해진 공천 룰에 따라서 공천관리위원회에서 그대로 할 것이다. 다만 경우에 따라선 내가 정치적 판단을 할 수는 있다."

―더민주는 운동권 출신들이 많다. 이런 문화를 바꿀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나.

"정치를 운동권 방식으로 하면 안 된다. 나는 운동권 출신이란 사람들에 대해 별로 그렇게 대단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17대 국회 때 보니 그 당시 '386'이라고 하는 분들 여러 명이 전경련을 찾아가서 '우리는 당신들 편입니다' 하더라. 그걸 보고 변화를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그렇게 하는 게 상식적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 더민주의 정체성을 어떻게 잡아야 한다고 생각하나.

" '국민의 변화에 적응하는 정당'이다. 여러 현상을 제대로 인식하고 그걸 해결하는 쪽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쓸데없이 이념이니 진보니 하는 허구적인 이야기를 내세우면 국민이 따라가지 않는다."

―총선 승리 기준을 뭐라고 보나.

"과반수를 얻으면 완전한 승리다. 그렇지 않으면 최소한 지금 의석 수보다는 많이 얻어야 한다."

―여당이 요구하는 국회 선진화법 개정에 대한 입장은.

"법은 한 번 만들면 충실하게 이행해 보고 진짜 그것이 안 된다고 하면 다시 거론할 수 있다고 보지만 민주주의 기본 원칙은 의회에서 여야가 머리를 맞대고 협의해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다. 집권층에서 답답하니까 폐기했으면 하는 입장인데, 그것이 올바른 선택인지 아닌지는 좀 더 생각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