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이 탄도미사일 요격 능력을 강화한 최신형 구축함 배리함(Barry)과 강력한 공격 능력을 갖춘 원자력 추진 잠수함 샬럿함(Charlotte)을 최근 미 7함대에 배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 7함대는 일본 요코스카항을 모항(母港)으로 두고 한반도를 포함해 서태평양 지역을 관할하는 미국 최대 해군 전력이다. 미군은 작년 10월에도 최신 원자력 추진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호(Ronald Reagan·10만8000t급)를 7함대에 배속했다. 이 같은 전력 강화는 갈수록 강화되는 북한 핵·탄도미사일 위협에 대응하는 한편 중국이 남중국해에서 군사력을 확대하는 것에 대비한 포석으로 분석된다.

군 소식통은 19일 "8900t급 이지스 구축함인 배리함이 지난 12일 미 동부 해안 노포크 해군 기지를 떠나 미 7함대로 이동 중"이라고 밝혔다. 배리함은 적의 탄도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는 최신형 SM-3(요격 고도 160㎞)와 SM-6(요격 고도 30㎞) 미사일로 무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 해군 이지스함이 SM-3와 SM-6를 함께 보유하는 것은 드문 경우다. 김대영 한국국방안보포럼(KODEF) 연구위원은 "SM-3와 SM-6를 동시에 갖추면 적의 미사일 공격 시 다양한 고도에서 방어가 가능하다"고 했다.

6900t급 원자력 추진 잠수함인 샬럿함은 지난 5일 미 7함대 해군 기지 중 하나인 일본 사세보항에 도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으로 6개월 동안 7함대에서 임무를 수행할 예정이다. 샬럿함은 미 해군의 주력 잠수함인 로스앤젤레스급 잠수함 중 공격력이 우수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어뢰 발사관 4개 외에 수직 발사관 12개에서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사거리 1300~2500㎞)과 하푼 대함미사일(사거리 240㎞)을 발사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지난 11일부터 원자력 추진 잠수함인 시티 오브 코퍼스 크리스티함(City of Corpus Christi·6100t급)도 7함대에 배치돼 임무를 수행 중이다. 이 잠수함들은 북한 근해까지 몰래 접근해 지휘부와 핵·미사일 기지 등 북한 전 지역을 정밀 타격할 수 있다.

국방부 관계자는 "한·미는 북한 4차 핵실험을 응징하는 차원에서 B-52 장거리 폭격기에 이어 미 전략 무기의 한반도 출동을 검토 중"이라며 "7함대 항공모함과 잠수함은 유력한 선택지 중 하나"라고 했다. 미 해군은 최근 항모 존 C. 스테니스호(John C. Stennis·10만3000t급)가 7개월간 서태평양 지역에서 임무를 수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바다 위 이지스함에서 발사되는 미사일 SM-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