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도 비즈니스 서밋이 14~15일 이틀 동안 인도 뉴델리에서 열렸다. 중국 경제의 감속으로 세계경제가 흔들리는 가운데 열린 이번 서밋은 한국 경제에 새판을 열어줄 인도 대륙의 가능성을 명확히 보여줬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각계 리더 500여 명이 모여 성황을 이룬 것도 경제 협력에 대한 양국의 기대가 반영된 결과였다.

나렌드라 모디 총리는 본지와 가진 인터뷰에서 "인도는 아시아의 성장 엔진으로 작동하고 있고 곧 세계의 성장 동력으로 부상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인도는 작년 성장률 7.3%를 기록하면서 중국을 앞섰다. 이를 바탕으로 경제 규모도 세계 7위로 뛰어올랐다. 출산을 책임지는 청년층이 두꺼워 2022년 인구가 중국을 추월한다. 무한한 대륙의 잠재력이 모디의 정치 지도력과 결합하면서 인도는 '굼뜬 코끼리'에서 '무서운 사자'로 빠르게 변신하고 있다. 일본·중국·미국이 투자를 확대하는 것은 '모디의 인도'에서 분명한 가능성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한국 기업 역시 그동안 인도 시장에서 큰 성과를 거뒀다. 삼성과 LG가 휴대전화와 백색 가전 시장에서 각각 1위를 달리고 있고 현대기아차는 자동차 시장 점유율 2위를 고수하고 있다. 롯데·두산·CJ는 제과·인프라·홈쇼핑 시장을 키우고 있다. 700개에 가까운 중소기업이 인도에 진출해 각자 성공 신화를 축적하고 있다. 하지만 모디 총리 취임 이후 1년 8개월 동안 한국의 인도 투자는 오히려 후퇴하고 있다. 세계의 흐름에서 역주행하는 것이다.

인도 경제는 아직 여러 위험성을 안고 있다. 사회 기반 시설이 부족하고 치안과 위생이 열악하다. 계급의식 때문에 자본주의 정신이 미약하고, 민주적 지배 구조는 때로 무질서로 돌변해 비효율을 낳는다. 하지만 이런 단점의 개선 과정이 곧 발전이며 우리에게 제공되는 새로운 기회다.

신라의 승려 혜초(慧超)는 1300년 전 인도를 향해 구도(求道)를 위한 전인미답(前人未踏)의 길을 걸었다. 이번 서밋에서 인도 정부 당국자는 "우리는 한국을 위해 레드카펫을 깔고 있다"고 밝혔다. 그것이 레드카펫이든 고행길이든, '인도로 가는 길'은 한국 경제가 새로운 도약과 지속 성장을 위해 반드시 달려가야 할 숙명의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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