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달 서울에서 세계복음연맹(WEA) 지도자 총회가 열린다. WEA는 세계교회협의회(WCC)와 함께 세계 개신교계를 대표하는 양대 연합기구. 1846년 영국에서 출범한 WEA는 현재 전 세계 129개국 100여개 단체, 6억2000만 신자가 속한 기구다. WEA 총회가 '개신교계의 올림픽'이라면 WEA 지도자 총회는 'IOC 총회'인 셈.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는 2012년 WEA에 가입했다.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2월 29일~3월 6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열리는 총회를 유치한 이영훈(62) 한기총 대표회장을 13일 만나 WEA 총회와 한국 개신교의 미래에 대해 들어보았다.

―WEA와 지도자 총회 유치의 의미를 설명해달라.

"WCC가 개신교계 진보와 보수를 포함하는 넓은 스펙트럼이라면 WEA는 성경의 가르침대로 따르는 보수적인 복음주의권을 대표하는 교단과 단체의 세계 최대 연합체다. 총회는 6~7년에 한 번씩, 지도자 총회는 매년 열린다. 작년에 WEA 수장이 필리핀의 텐데로 감독으로 바뀐 후 '2016년 지도자 총회를 서울에서 개최하면 좋겠다'고 연락이 왔다. 129개국 대표들이 참석해 1주일간 머물면서 한국 교회의 다양한 면을 살펴보고 세계 선교의 방향에 대해 논의할 것이다."

이영훈 한기총 대표회장은 “세계복음연맹 지도자 총회를 계기로 한국 개신교계가 하나 되는 모습을 보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WEA 상임위원회 중 국제핵무기대책위원회도 있다. 연초에 북한이 핵실험을 했다. 이에 대해서 총회 차원의 대응도 있을 예정인가.

"한국의 분단 상황, 긴장 상태를 세계 개신교 지도자들이 절감하는 계기가 됐다. 일정 중에 DMZ 방문이 있다. 총회에서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 또 북한 핵에 대한 반대 입장을 담은 결의문을 요청할 계획이다. 지도자들의 결의는 WEA 네트워크를 통해 전 세계에 전파될 것이다."

―한국은 2014년 WEA 총회를 유치했다가 교계 분열로 행사가 취소된 바 있다.

"그렇다. 하지만 이번 지도자 총회는 한국의 다양한 교단이 함께하기로 마음을 모으고 있다. 교단장협의회도 적극 동참한다는 계획이다. 한국 교회가 이 총회를 계기로 하나 되는 모습을 보이고 여세를 몰아 부활절 예배도 교회가 연합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한국 교회는 2007년 태안 앞바다 기름 유출 사건 때 봉사를 통해 하나 되는 모습을 보인 바 있다. 그러나 이후로는 또다시 연합하는 모습을 보기 드물다. 세월호 사건도 한국 교회가 연합할 기회 아니었나.

"아쉬움이 많다. 사건 발생 후 공무원들이 1대1로 유가족을 만나 시간이 걸리더라도 충분히 목소리를 들어서 대책을 마련했다면 고통이 이렇게 길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또한 정부가 못 하는 부분은 한국 교회가 대신 나섰더라면 하는 아쉬움도 있다. 여의도순복음교회는 안산의 재래시장을 지속적으로 방문하고 있다.(여의도순복음교회는 2014년 5월부터 작년 12월까지 7차례에 걸쳐 안산의 재래시장을 찾아 물건을 구매하는 '안산 희망나눔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앞으로도 여의도순복음교회는 세월호 사건이 종결될 때까지, 유가족들이 만족할 때까지 '희망나눔 프로젝트'를 계속하며 마지막 9명이 가족의 품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기도할 것이다."

―저출산 고령화를 비롯한 한국 사회의 다양한 문제에 대해 한국 교회의 대응이 소극적이라는 지적도 있다.

"교회가 더 낮아지고 겸손하게 사회적 이슈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고 본다. 저희 교회 나름대로 2012년부터 출산 장려금을 드리고 있는데 확실히 변화가 있다. 2010년 118명이던 영아부가 2015년 말에는 595명으로 급증했다. 교회별로 이런 노력을 하고 보육·양육시설을 갖춘다면 큰 변화가 일어날 것이다. 또한 지금은 정부도 쉬쉬하지만 낙태를 막아야 한다. 비공식 통계로 연간 40만명에 이르는 낙태를 막고 그 아이들을 국가 혹은 교회가 키우도록 도와준다면 저출산 문제는 상당 부분 해결될 것이다. 그 밖에도 다문화 가정 문제 등 교회가 해야 할 일이 너무도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