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진의 시대

폴 인그래시아 지음ㅣ정병선 옮김
사이언스북스ㅣ2만6500원


1908년 헨리 포드가 모델T를 내놓자 사전 예약 주문이 폭주했다. 최신 아이폰을 사려고 밤새 줄서는 마니아들과 비슷했다. 미국 최초의 국민차 모델 T가 단종된 1927년 등장한 라살은 화려하며 허세로 가득했다. 호경기로 들썩거린 '광란의 1920년대'와 어울렸다.

1960년대 히피들은 독일 국민차 폴크스바겐의 실용성에 반한다. 대기오염 방지법이 제정되고 휘발유 가격이 폭등하자 디트로이트 자동차회사들은 고전한다. 반면 일본 혼다는 작고 연비 좋은 차로 승승장구한다. 크라이슬러 미니밴은 베이비붐 세대를 위한 가족용 차량으로 각광받으며 일본차에 대적해 나간다.

책은 미국을 사로잡은 차 15대를 통해 현대문명의 변화상을 살핀다. 저자는 25년 넘게 자동차산업을 취재해온 전문 저널리스트로, 제너럴모터스(GM)의 경영 위기에 대한 심층 르포로 1993년 퓰리처상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