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재개된 대북확성기 방송 현장 화면 보기.]

우리 군은 북한의 4차 핵실험에 대한 대응 조치로 8일 낮 12시부터 대북 심리전 확성기 방송을 전면 재개했다.

우리 군은 8일 정오부터 전방 지역 11 곳에서 대북 확성기 방송을 다시 시작했다. 방송 지역에는 최고경계태세가 내려졌으며, 북한군 전방부대 병사들은 현재 대북 확성기 방송 내용을 듣고 있는 상황인 것으로 전해졌다. 군 관계자는 “만약 북한군이 방송 시설을 타격할 경우 군은 3~4배로 응징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북 확성기 방송은 밤에는 24km, 낮에는 10여km까지 전달된다. 군은 하루 2~6시간에 걸쳐 방송을 내보낼 예정이다.

그렇다면 북한이 ‘최고 존엄(김정은)’에 대한 모독으로 여길 만큼 김정은 정권의 ‘아킬레스건’으로 불리는 대북 확성기 방송은 어떻게 방송될까?

지난 8월 비무장지대(DMZ) 목함 지뢰 도발 이후 대북 확성기 방송이 재개되자 북한군이 조준 타격을 경고했던 것을 고려해 이번에도 대북 확성기 방송은 ‘게릴라식’으로 진행된다.

북한군이 예측하지 못하는 시간에 각각의 시설에서 무작위로 방송을 하고, 이동식 방송 장비도 이용해 불규칙적으로 대북 심리전을 펼친다는 것이다.

우리 군이 대북 방송을 ‘게릴라식’으로 하는 이유는 간단한다. 고정식 스피커가 설치된 전 지역에서 동시에 방송을 할 경우 위치가 노출되고, 이 경우 장병의 안전에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군은 이날 고정식 확성기 방송에 이어 최신형 이동식 확성기 6대도 투입할 계획이다. 신형 확성기는 기존 고정식 확성기보다 10km 이상 더 먼 거리까지 음향을 보낼 수 있으며, 차량에 탑재돼 기동성도 갖추고 있다. 북한군이 시설을 타격할 경우 이동해가며 방송을 할 수 있는 셈이다.

과거 군은 2010년 북한의 천안함 폭침 도발에 따른 5·24 대북 제재 조치의 하나로 확성기 방송을 재개했지만 가요 등을 틀어주는 FM 방송만 내보냈을 뿐 직접 심리전을 수행하는 확성기 방송은 하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 8월 북한의 목함지뢰 도발 이후에는 본격적인 직접 심리전을 수행하기도 했다.

북한 체제를 비판하는 내용과 북한 인권 문제도 거론한다. 물론 김정은은 직책을 생략한 채 이름만 부른다. 군 관계자는 “최근 북한의 4차 핵실험과 관련된 내용도 방송될 예정”이라며 “북한이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에서 핵개발을 고집해 경제 상황이 더욱 악화된다는 내용 등 체제를 비판하는 내용이 방송될 것”이라고 밝혔다.

방송에서는 트로트 가수 이애란의 ‘백세인생’ 등 인기 가요와 라디오 드라마가 방송된다. 8일 우리 군이 틀 노래는 걸그룹 여자친구의 ‘오늘부터 우리는’, 빅뱅의 '뱅뱅뱅' 등인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 체제에 대한 직접적인 비판보다는 젊은 군인들이 좋아할 만한 노래를 통해 먼저 정서적 공감대를 이끌어내자는 목적이다.

날씨정보도 중요한 콘텐츠다. 정확한 일기예보를 통해 방송을 듣는 북한 군인과 주민에게 방송에 대한 신뢰감을 쌓게 해 다른 방송 내용에도 귀를 기울이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탈북자 사이에서는 과거 북한의 전방지역 군인과 주민들이 대북 심리전 방송의 일기예보를 듣고 빨래를 걷었다는 이야기도 많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