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관영 CCTV는 1일 "인민해방군이 31일 육군사령부와 로켓군(火箭軍), 전략지원부대를 창설했다"며 "시진핑 국가주석이 이 부대들에 군기(軍旗)를 수여했다"고 보도했다. 로켓군은 기존의 핵·미사일 부대인 제2포병을 개편한 것으로, 육·해·공군에 이어 중국군의 제4 병종(兵種)이 될 것이라고 환구시보가 이날 전했다. 전략지원부대는 우주군과 전자 정보군, 사이버전 부대 등 첨단 기술을 활용한 군사력을 총괄할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워싱턴타임스는 이날 "중국이 '스타워즈'에 대비한 '우주군' 창설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이 로켓군과 전략지원부대를 출범시킨 것은 군(軍) 현대화와 첨단화에 더 속도를 내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시진핑(왼쪽) 주석이 1일 육군사령부와 로켓군, 전략지원부대 등 새로 창설된 중국군 부대 관계자들에게 군기를 수여하고 있다.

중국은 1996년 7월 핵·탄도미사일 부대인 제2포병을 만들고, 중앙군사위원회 직속의 특수부대로 배치했다. 제2포병이란 이름은 저우언라이(周恩來) 당시 총리가 지었는데, 국제사회의 경계를 피하면서 부대 기밀을 유지하기 위한 작명이라고 한다. 중화권 매체 둬웨이(多維)는 "로켓군을 제4 병종으로 만든 것은 항공모함 공격·방공 미사일 등 장거리 타격 능력을 키우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실제 중국 국방부는 31일 브리핑에서 '철도 이동식 장거리 미사일 발사' 사실을 처음 확인했다. 미국 전역을 타격할 수 있는 차세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인 '둥펑-41'을 쏘면서 철도 이동식 발사대를 이용했다는 것이다. 전략지원부대는 중국군의 미래 전력(戰力)이 될 전망이다. 중국 군사문제 전문가인 릭 피셔는 워싱턴타임스에 "중국의 우주군은 앞으로 항공기에서 발사하는 위성 요격 미사일, 레이저 무기와 저(低)지구궤도 폭격기 등을 갖추면서 미국을 상대로 한 우주 전쟁을 준비할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2020년대 말에서 2030년대 초를 목표로 중국이 달 착륙을 시도하는 것도 군사적 가용성 등을 알아보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육군사령부 창설로 중국군은 서방처럼 육·해·공군 사령부 체제를 갖추게 됐다. 그동안 중국군은 전국을 7개 구역을 나눈 '7대 군구(軍區)' 체제를 중심으로 유사시 각 군구가 해·공군을 지휘하는 구조였다. 항일(抗日) 게릴라전 당시 도입한 지역 방어 체제다. 그러나 동·남중국해에서 미·중, 중·일 간 무력 충돌 가능성이 커진 상황에서 군구 단위로는 미·일의 군사력에 대응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많았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시 주석은 미국처럼 연합사령부(합동참모본부)를 설치해 육·해·공군의 지휘권을 한곳에 모으는 개혁안을 추진하고 있다. 일사불란한 지휘·명령 체계를 갖추겠다는 것이다. 현재 7대 군구 체제도 조만간 동·남·북·서·중(中) 등 5개 전략구로 개편할 것으로 알려졌다.

시 주석은 초대 육군사령관에 리쭤청(李作成·62) 청두군구 사령관, 로켓군 사령관에 웨이펑허(魏鳳和·61) 현 제2포병 사령관, 전략지원부대 사령관에 가오진(高津·56) 전 제2포병 참모장 등을 임명했다. 신임 사령관은 모두 시 주석의 측근으로 분류된다. 시 주석은 이날 "새로운 부대는 중국의 꿈(中國夢)과 강군의 꿈(强軍夢)을 이루기 위한 중요한 결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