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디언지

북한 여성들이 남성들에 비해 평균 소득이 더 높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지가 23일(현지시각) 보도했다.

가디언지는 북한 주민들의 삶을 다룬 ‘북한에서의 삶(Life in North Korea)’라는 연재 기사를 통해, 북한은 여성이 남성보다 평균 소득이 더 높은, 전세계에서 몇 안되는 국가라고 전했다.

가디언지는 “북한은 평등권이나 인권면에선 전세계적으로 후진국에 속하지만, 여성 소득에 관해서는 서양 국가보다 더 진보했다”며 “북한 여성은 가구총소득의 70% 이상을 벌어 들인다”고 밝혔다.

가디언지는 북한 주민들은 통상 27~30세에 결혼을 하고 자녀를 여러 명씩 낳는데 요즘 남성은 주로 양육을 담당한다고 설명했다. 바깥에서 돈을 벌어오는 것은 여성의 몫이 됐다는 것이다.

그 이유로 가디언지는 북한의 지하경제를 꼽았다. 북한 시장(장마당)에서 음식, 옷, 가전제품, 책 등 대부분 재화들이 거래되는데 이런 시장에서 일하는 사람들 대부분이 여성이기 때문이다.

북한에서 ‘장마당’이라고 불리는 시장에선 중국이나 한국에서 들여온 중고품들이 거래되는데, 밀거래도 많이 이뤄진다. 경제난으로 기존 배급체계가 무너지면서 자생적으로 활생화한 지하경제다.

가디언지는 북한 상류층은 당원, 군인, 외교관, 교수가 되지만 북한 중산층은 대부분 이런 시장에서 일하며 돈을 번다고 설명했다. 중산층 중 일부는 당이 운영하는 기업에서 일하거나 공무원이 되기도 한다.

또 가디언지는 북한 저소득층은 주로 농민이나 공장 근로자들인데, 한달에 미화 1~2달러 정도를 버는데 그친다고 설명했다. 농민들의 경우 대부분의 수확물을 당에 상납해야 하고 김정은의 허가가 있을 경우에만 경작물을 가져갈 수 있다고 전했다.

밤이 되면 전기를 아끼기 위해 도로에도 점등을 하지 않는데, 이 때문에 저녁에 외출하는 일은 드물다. 가디언지는 북한의 젊은 연인들은 어두운 시간을 틈타 바깥에서 데이트를 즐긴다고 설명했다.

북한 주민들에겐 60세 생일을 축하하는 ‘회갑’이 중요한 이벤트라고 가디언지는 소개했다. 자녀들이 연로한 부모의 60번째 생일을 근사하게 축하하는 자리를 마련하는 것이 자녀의 도리이자 의무라는 것이다.

과거에 북한 정권은 주민들이 회갑 잔치를 너무 크게 벌이는 것을 규제했지만 1972년 김일성이 회갑을 맞이한 뒤로는 필수적 문화로 자리 잡았다. 북한 주민들은 회갑을 맞이한 부모를 위해 수박이나 닭고기처럼 비싼 음식들을 구해온다고 가디언지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