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 '노년 창업'이 늘고 있다. 올 들어 일본 창업자 중 60세 이상이 32%를 차지해 연령대별 창업자 순위에서 젊은 세대를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고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이 밝혔다. 전체 창업자 중 60세 이상 비율은 30년 전보다 4배 증가했다.

니혼게이자이는 '일하는 방법 넥스트(Next)-늙음을 이긴다'는 제목의 노년 창업 특집 기사에서 도쿄 쓰키지 수산시장에서 제철 생선·채소를 받아 가정에 배달하는 회사를 만든 식품회사 영업인 출신의 60대, 쌀겨로 건강식품 만드는 회사를 창업한 반도체 기술자 출신의 70대 등의 사례를 소개했다.

신문은 "노년 창업이 늘어난 데는 건강한 노년층 증가가 큰 영향을 미쳤다"고 했다. 후생노동성 조사에 따르면 65세 이상에서 "건강하다"고 답한 사람은 78%로 20·30대의 71%보다도 높았다. 또 전후(戰後) 복구기, 몸이 부서지도록 일하며 회사 성장을 뒷받침하던 선배 세대와 달리 65세 전후 '단카이(團塊·일본의 베이비붐)' 세대가 회사 생활 중간에 '버블'을 겪었다는 점도 이유로 지목된다. 당시 회사 부도와 실직자가 양산되는 것을 보면서 회사를 평생 직장으로 여기는 의식이 낮아졌고, 이 때문에 재고용·정년연장 대신에 창업을 택하는 비율이 높아졌다.

일본 정책금융금고에 따르면 최근 55세 이상 창업 대출 증가가 눈에 띄었다. 2014년 대출 건수는 약 3000건으로 2년 전보다 두 배 가까이 늘었다.

노년 창업이 청년 창업과 다른 것은 수익과 사회 공헌에 대한 인식이다. "최대한 돈을 벌고 싶다"고 답한 비율이 34세 이하에서는 60%를 넘은 반면 55세 이상은 26%에 그쳤다. 대신 노년층은 '보람이나 사회 공헌'을 창업 이유로 든 경우가 많았다고 신문은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