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대표적 IT 업체 화웨이가 LG유플러스를 통해 15만4000원짜리 초저가 스마트폰의 국내 판매에 나섰다. 삼성·LG의 중저가폰이 대부분 30만~40만원대인 것과 비교하면 절반 이하 가격이다. 소비자가 월 3만원 요금제를 선택할 경우 같은 액수의 보조금을 받을 수 있으니 사실상 '공짜폰'이다.

화웨이의 저가폰이 무서운 것은 그저 '싸구려'가 아니기 때문이다. 15일 공개된 제품은 손에 쥐었을 때 잡히는 감(感)이 좀 떨어질 뿐 성능이나 속도, 디자인 면에서 국내 브랜드에 뒤지지 않는다는 평가다. 화웨이는 이미 글로벌 중저가폰 시장을 휩쓸며 LG를 제쳤고 세계 3위 스마트폰 메이커로 부상했다. 화웨이에 이어 국내 젊은 층에게 인기가 높은 샤오미도 내년 중 국내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라고 한다.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1위를 달리던 삼성은 지난해 이후 5위로 밀려났다. 이젠 안방 시장마저 중국 업체에 잠식당할 판이다.

한국 스마트폰 산업은 애플의 견고한 성(城)을 뚫지 못하면서 중국 업체의 거센 공격을 받는 전형적 '샌드위치 딜레마'에 빠져 있다. 문제는 국내 업체들에 이런 상황을 돌파할 전략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세계 스마트폰 시장은 하드웨어의 차별성이 거의 사라졌다. 한국의 주특기인 하드웨어 경쟁력이 그렇게 중요하지 않은 성숙 시장이 된 것이다. LG는 글로벌 선두권 경쟁에서 탈락했고, 삼성은 아직까지 세계 1위를 지키고는 있으나 아슬아슬한 상황이다.

한국 경제의 주력 엔진인 스마트폰 산업이 재도약하려면 또 한 번 뼈를 깎는 혁신이 필요하다. 디자인과 콘텐츠, 애플리케이션 구성, 브랜드 가치 같은 소프트웨어 쪽의 경쟁력을 어떻게 갖추냐에 성패가 달려 있다. 사내에서 콘텐츠 개발팀이 천대받고 소프트웨어 부서가 제조 부서에 종속된 제조업 일변도의 조직 문화로는 애플도, 중국 업체도 이길 수 없다. "마누라와 자식 빼고 다 바꾸라" 했던 이건희 회장류(流)의 파격적 혁신을 다시 한 번 되살려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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