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한복판인 서울광장과 광화문광장에서 5일 대규모 집회가 또 열린다. 지난달 14일 서울 도심을 난장판으로 만들었던 '1차 민중 총궐기' 참여 단체 대부분이 이름만 바꿔 개최하는 사실상의 '차명(借名) 집회'다. 이들은 "평화 시위를 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1차 시위 때 복면을 쓰고 쇠파이프를 휘두르던 그들의 모습은 그 말을 그대로 믿기 어렵게 만든다. 그 폭력 시위를 주도하고 조계사로 숨어든 한상균 민노총 위원장은 여전히 "민중이 힘을 보여야 한다"는 선동 메시지를 내보내고 있다.

이번 집회는 경찰이 불허(不許)했지만 불법 시위로 번질 위험이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법원의 결정에 따라 열리게 됐다. 조계종 화쟁위원회는 충돌을 막기 위해 경찰과 시위대 사이에 종교계 인사들로 '사람 벽'을 세우겠다고 했다. 새정치연합도 '평화 지킴이' 활동을 하겠다고 했다. 그럼에도 폭력 시위가 재연되면 법원과 조계종, 야당 측은 폭력 사태에 대한 책임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다.

시위가 시작되면 도심 교통은 몇 시간 동안 마비될 것이다. 이런 시위는 그동안 지겹도록 겪었다. 평화 시위라도 더 이상 보고 싶지 않다는 것이 많은 국민의 솔직한 심정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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