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와이파이 신호에 알러지 반응을 보여 고통을 호소해오던 15세 소녀가 결국 스스로 목을 매달아 숨지고 말았다.

지난달 30일(현지 시각) 영국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지난 6월 영국 옥스포드셔주 채들링턴에 사는 제니 프라이(15)가 전자파 과민증을 호소해오다 인근 숲에서 스스로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전자파 과민증을 호소해오다 자살한 제니 프라이

유가족은 “와이파이가 내 딸을 죽인게 확실하다”며 “딸 제니가 학교에 설치된 와이파이 신호 즉 무선 인터넷 라우터가 내는 전자파에 고통스러움을 호소해왔으며 그 때문에 우리 집엔 인터넷 접속을 차단해 놨다”고 지역 법정에 진술했다.

유가족은 또한 제니가 생전에 와이파이 신호를 피해 사람이 없는 교실에서도 자주 구석에 숨는 모습을 보이거나 교실의 특정 자리에만 앉으려 했다는 점도 강조했다.

유가족 진술에 따르면 제니는 3년 전부터 전자파 과민증 증상을 보였다. 제니는 피로감과 두통 그리고 방광 통증을 호소하기 시작했다.

전자파 과민증(EHS)는 강한 전자파에 노출되거나 약한 전파를 장기간 받게 되면 보통 사람은 아무렇지도 않을 전자파에도 과민하게 반응해 다양한 주관적 자각증상 즉 두통, 불면증, 불안감, 피로, 단기간 기억 상실 등을 호소하는 증상이다.

제니의 어머니는 “이런 증상을 호소하는 이들에겐 와이파이 신호가 안 좋다는 걸 들었다. 그래서 집에 있던 인터넷 접속기를 다 치웠다”며 “이후 제니는 집에선 증상을 보이지 않았지만 학교만 가면 특정 장소에서 통증을 호소했다”고 했다.

이어 “많은 정보를 수집해 내 딸이 와이파이에 알러지 반응을 보인다고 제니의 교장선생님을 설득했지만 돌아오는 답은 와이파이는 안전하다는 것 뿐이었다”고 말했다.

제니는 가족에게 자살을 암시하는 행동을 보이지도 않았고 유서조차 남기지 않았기에 가족은 그의 자살 이후 더 충격에 빠졌다.

검시 결과, 제니가 전자파 과민증을 앓았다는 명백한 의학적 증거는 발견되지 않았다. 하지만 그의 부모는 현재 어린 학생들이 학교에서 와이파이 신호에 노출되지 않길 촉구하는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