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현지 시각) 아르헨티나 대선(大選)에서 대통령에 당선된 마우리시오 마크리 야당 후보가 주먹을 불끈 쥔 채 연설하고 있다.

아르헨티나에서 좌파 부부 대통령 시대가 12년 만에 마감하고 우파 정권이 들어서게 됐다.

22일(현지 시각) 실시된 아르헨티나 대선 결선투표 결과, 보수우파 야당인 공화주의제안당(PRO)의 마우리시오 마크리(56) 후보가 51.4%를 얻어 48.6%를 얻은 집권 좌파 '승리를 위한 전선(FPV)'의 다니엘 시올리(58) 후보를 누르고 임기 4년의 대통령에 당선됐다. 마크리 당선자는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 시장이며, 시올리 후보는 부에노스아이레스주(州) 주지사다.

이에 따라 네스토르 키르치네르 전 대통령(2003~2007년 재임)과 뒤를 이어 취임한 그의 부인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2007~2015년 재임) 현 대통령까지 12년에 걸친 부부 좌파 대통령의 포퓰리즘 시대가 막을 내리게 됐다.

페르난데스 대통령은 무상복지를 확대해 국가 재정을 악화시키고, 폐쇄주의 정책으로 일관해 경제에 타격을 줬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지난해부터 아르헨티나는 사실상 디폴트(국가채무 불이행) 상태에 놓여 있다.

기업가 출신인 마크리 당선자는 친(親)시장적인 정책을 펴겠다고 표방하고 있어 아르헨티나에 대대적인 개혁 바람이 불 것으로 예상된다. 또 페르난데스 대통령 집권 시절 대폭 늘어난 복지성 보조금 지급도 축소할 예정이다. 그는 당선 소감에서 "오늘은 역사적인 날이다. 아르헨티나에 새로운 시대가 열렸다"고 했다.

영미권 언론은 뿌리 깊은 아르헨티나의 정치 이념인 페론주의가 퇴조할 것으로 내다봤다. 뉴욕타임스는 "마크리의 승리는 지난 70년간 아르헨티나 정치를 지배해 온 페론주의가 막을 내리는 것을 의미한다"고 보도했다. 페론주의는 두 차례 아르헨티나 대통령을 역임한 후안 페론과 그의 부인 에바 페론이 주창한 이념으로, 복지를 강조하는 국가 주도의 사회주의 노선을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