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하태경 "반기문, 김정은의 무례에 먼저 사과 요구해야" ]

반기문〈사진〉 유엔 사무총장의 방북(訪北)을 놓고 18일 평양과 뉴욕에서 엇갈린 보도가 나오며 외교가가 술렁였다.

발단은 이날 오전 11시 19분에 긴급 타전된 중국 관영 신화통신(영문판)의 평양발 속보였다. 신화통신은 북한 조선중앙통신 관계자를 인용해 "반 총장이 다음 주 화요일(24일) 평양을 방문해 나흘간 머물 것"이라고 했다. 6분 뒤 신화는 반 총장의 평양 방문일을 23일로 수정해 기사를 재송했다. 오후 12시 54분에는 "북한에 있는 유엔 관리도 반 총장의 평양 방문을 확인했다"는 내용이 추가됐다.

이 보도는 지난 16일 처음 제기된 반 총장의 방북 임박설에 무게를 실어주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 직후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반 총장의 방북 시점이 결정됐다는 말은 듣지 못했다"고 했고, 외교부 관계자도 "유엔에서 공식 발표하기 전까진 단정할 수 없다"고 했다.

이런 상황에서 오후 2시 2분 로이터통신은 스테판 두자릭 유엔 대변인이 신화통신 보도를 공식 부인했다고 전했다. 두자릭 대변인은 "반 총장이 다음 주 대부분을 뉴욕에서 보내다가 27일 개막하는 영(英)연방정상회의 참석차 몰타로 이동하며, 현지에서 곧장 파리로 이동해 30일 시작하는 유엔 기후변화총회(COP21)에 참석한다"고 했다.

이날 혼선을 두고 뉴욕 유엔본부 주변에선 "반 총장이 방북에 대한 원칙적인 합의는 봤지만 일정 등 세부 사항에서 북측과 이견을 좁히지 못한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한 유엔 소식통은 "일정뿐 아니라 방문 형식, 의제, 방문단 구성 등 세부 사안에 대한 명확한 합의 없이 섣불리 방북을 할 경우 북한의 체제 선전에 이용만 당할 수 있다는 부담감이 있는 것 같다"고 했다.

TV조선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