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를 하루 3잔가량 마시면 하루 1잔 미만 마시는 사람에 비해 사망 위험이 절반으로 낮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16일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KOFRUM)에 따르면 고려대 안산병원 호흡기내과 신철 교수팀이 경기도 안산·안성시에 사는 40∼69세 남녀 8075명을 12년간(2001∼2012년) 추적 조사한 자료를 이용, 커피 섭취와 사망의 관계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드러났다.

연구 대상자 중 커피를 하루 0∼1잔 미만 마시는 사람은 3762명, 1∼2잔 미만은 2228명, 2∼3잔 미만은 1030명, 3잔 이상은 1055명이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커피를 하루 0∼1잔 미만 마시는 사람의 사망위험을 1로 잡았을 때, 1∼2잔 미만은 0.89, 2∼3잔 미만은 0.88, 3잔 이상은 0.52였다. 이는 커피를 하루 3잔 이상 마시는 사람의 사망 위험이 하루 1잔도 채 마시지 않는 사람의 52% 수준이란 의미다.

하루 3잔가량의 커피를 마시는 사람의 카페인 섭취량은 1일 평균 147㎎으로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권고한 성인의 하루 카페인 섭취 제한량인 400㎎보다 낮다.

신 교수는 "연령·성·비만도·교육정도·흡연·음주·고혈압·당뇨병 등 사망위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인들을 모두 고려해도 커피를 하루에 3잔 가량 마시는 사람의 사망위험이 1잔 미만 마시는 사람의 절반 정도란 것은 마찬가지였다"고 밝혔다.

반면 커피는 숙면을 방해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커피를 하루 3잔 이상 마시는 사람의 코골이(17.4%)와 수면무호흡(25%) 비율은 1잔 미만 마시는 사람(각각 13.5%, 18.5%)보다 높았다.

8시간 이상 수면을 취하는 비율도 커피를 하루 3잔 이상 마시는 사람은 25%로 1잔 미만 마시는 사람(32%)보다 낮았다.

신 교수는 "코골이와 수면 무호흡, 주간 졸림증 등 수면장애가 있는 사람에겐 커피 섭취로 인한 사망위험 감소가 나타나지 않았다"며 "수면장애가 없는 경우 커피 섭취량이 하루 3잔 정도일 때 사망위험이 눈에 띄게 줄어드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신 교수는 또 "수면무호흡증 등 수면 장애는 간헐적 산소공급 부족을 일으켜 산화 스트레스('노화의 주범'인 활성산소)를 증가시킨다"며 "호흡곤란·산소공급 부족으로 인해 잠에서 깨게 되거나 숙면에 이르지 못하는 문제들이 누적돼 사망위험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과거에도 적정량의 커피를 마셨을 때 커피를 적게 마시거나 지나치게 많이 마셨을 때보다 사망위험이 낮았다는 연구결과가 여럿 발표됐다. 일본에서 성인 9만여명을 대상으로 18.7년간 추적 조사한 뒤 최근 발표된 연구에선 커피를 하루 3~4잔 섭취했을 때 사망위험율 최저를 기록했다.

커피엔 강력한 항산화 효과를 지닌 클로로겐산 등 폴리페놀이 풍부하기 때문에 심혈관질환이나 당뇨병, 알츠하이머형 치매 등의 예방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각성 물질인 카페인이 함유돼 있어 카페인에 예민한 사람이나 청소년·노인·임산부 등은 과다 섭취를 삼가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이번 연구결과는 '대한지역사회영양학회지' 최근호에 발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