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6일 광복 70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해 “정치적으로는 1987년 체제를, 경제적으로는 1997년 체제를 극복하는 데서부터 새로운 도약이 시작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 대표가 ‘정치적으로 1987년 체제를 극복하자’고 한 것을 두고 일각에서는 박근혜 대통령과 청와대가 예민하게 생각하는 ‘개헌론’을 간접적으로 다시 제기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현행 헌법은 지난 1987년에 개정된 것이다.

김 대표는 이날 오전 한반도선진화재단·좋은정책포럼·미래전략자문위원회가 주최해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열린 ’광복 70주년 대한민국, 틀을 바꾸자’ 세미나에 참석해 “우리나라는 정치적으로 87년 이래 민주화가 닦아놓은 정치 시스템 안에서, 경제적으로는 97년 외환위기에 대응하며 형성된 경제시스템 하에서 움직인다”고 밝혔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

이어 “87년 체제는 가장 완전한 민주주의를 가져다 줬지만 일부에서는 여전히 진영정치, 계파 보스정치가 후진성을 면치 못하고 있다”며 “국민들의 정치 불신은 그 어느 때보다 높다”고 말했다.

또 “97년 체제는 경제 수준을 높이고 새로운 활력과 효율성을 가져다 줬지만 각 방면에서 양극화 심화, 경제 주체들 사이 경제적 평등성을 현저히 저하시켰다고 우리 모두가 인정한다”며 “활력도 현저히 떨어지고 우리는 너무 일찍 저성장 시대에 진입하고 있다”고 했다.

김 대표는 “현재 사회가 손목을 잡고 상생의 길로 나아가는 대신 발목을 잡고 공멸의 길로 빠져든다는 데 공감한다”며 “새로운 틀을 만드는 데 착수할 때”라고 했다. 이어 “대한민국 70년 역사는 세계사적으로도 버금가는 역사를 찾기 힘들 정도로 위대한 여정이었고, 한국전쟁을 비롯한 숱한 역경도 한국 현대사의 위대함을 더 보탤 뿐이었다”며 “이 위대함을 기반으로 우리는 새로운 도약을 준비해야 한다”고 했다.

김 대표는 “하지만 새로운 도약은 그리 쉽지 않아보인다. 오늘의 대한민국을 있게 한 성공 시스템, 성공 공식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고 오히려 온갖 부작용과 왜곡을 낳고 있다”며 “새로운 도약은 자기 혁신이라는 가장 어려운 과제를 수행할 때 비로소 수행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