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인 마크 저커버그〈사진〉가 지난달 말 방미(訪美)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나 곧 출산할 딸의 "중국 이름을 지어달라"고 요청했다가 거절당했다고 뉴욕타임스 등이 3일 보도했다.

저커버그는 백악관 만찬장에서 시 주석에게 작명을 부탁했지만, 시 주석은 "책임이 너무 크다"며 완곡하게 손사래를 쳤다고 한다. 저커버그와 중국계 부인 프리실라 챈은 세 번의 유산 끝에 딸을 임신했다고 지난 8월 공개했다. 중화권 매체 보쉰은 "저커버그가 딸 이름보다 페이스북을 중국에서 풀어달라고 직접 부탁하려고 했지만, 차마 입 밖으로 꺼낼 용기가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저커버그는 2009년 이후 페이스북 접속을 차단하는 중국에 다시 진출하기 위해 '구애 작전'을 펼치는 모양새다. 지난달 23일 시 주석과 1분여간 중국어로 환담한 뒤에는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세계 지도자와 외국어로만 대화를 나눈 것은 처음이었다"며 "획기적인 사건"이라고 적었다.

또 중국이 만든 시 주석의 방미 전용 페이스북 페이지(Xi's US Visit)에 '좋아요(like)'를 누르고 이 페이지 대해 친구 신청을 했다. 이 페이지는 시진핑 방미 사진 500여 장과 동영상 55편을 싣고 있으며, 105만명이 '좋아요'를 눌렀다. 그러나 중국 인터넷에선 "중국인은 들어가지도 못하는 페이스북에 누가 '좋아요'를 눌렀는지 모르겠다", "저커버그가 상업적 이익을 위해 인터넷상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는 중국에 아첨하고 있다"는 글이 올라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