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조선 화면 캡처

당·청(黨·靑)은 내년 4월 총선 공천 룰 문제를 둘러싸고 1일에도 부딪쳤다. 안심번호 국민공천제에 대한 기존의 찬반 입장에선 물러서지 않은 것이다. 그러나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이날 저녁 청와대 고위 관계자에게 전화를 걸어 "서로 말을 할 만큼 했고, 더 이상 공방으로 가지 말자"는 입장을 밝혔다. 더 이상 확전은 피하자고 제안한 것이다. 양측 관계자들은 "서로 물러날 수 없는 싸움이지만 당장 어느 한쪽이 무릎 꿇을 때까지 싸울 수도 없기 때문에 숨을 고르고 가려는 것"이라고 했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이날 오전 예정됐던 공식 일정을 모두 취소했다. 개인 사정을 이유로 들었지만 '안심번호 국민공천제'를 둘러싼 논란을 놓고 장고(長考) 모드에 들어간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김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와 충남 계룡대에서 열린 제67주년 '국군의 날' 기념식 등에 불참했다.

대신 김 대표는 이날 국회 의원회관 등에서 기자들과 만나 "공천권을 국민에게 돌려 드린다는 생각에 변함이 없고, 당 대표로서 전략공천을 받아들일 생각도 전혀 없다"고 했다. 김 대표는 이어 "안심번호 국민공천제 도입을 합의했던 28일 여야 대표 부산 회동을 사전에 청와대에 통보하고 그와 관련해 상의했다"며 전날 청와대가 '절차상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 것에 대해 반박했다.

청와대는 이날 민경욱 대변인을 통해 "안심번호 국민공천제에 반대하는 입장에 변함없다"고 밝혔다. 청와대 관계자는 "야당은 전략공천을 하는데, 여당은 현역 의원을 대부분 그대로 재(再)공천하는 룰을 가지고 내년 총선에서 이길 수 있겠느냐"며 "공천 룰 논의 기구를 통해 정치 개혁에 대한 국민 열망을 충족시킬 공천안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또 "현기환 정무수석이 지난 26일 김 대표를 만났고, 안심번호 공천제에 반대한다는 의견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김 대표가 공방 자제를 제안한 것에 대해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김 대표가 안심번호 공천제에 대해 더 얘기하지 않겠다고 했다"며 "김 대표가 한발 물러난 것"이라고 했다. 이에 김 대표 측은 "안심번호 공천제에 대한 입장은 변함이 없다"고 했다.

여권(與圈)에선 양측이 정기국회가 진행 중인 상황을 고려, 전날 의원총회에서 당내에 설치키로 한 공천 문제 논의 특별기구에서 힘겨루기를 벌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