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을 국빈 방문 중인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25일 예포 21발이 울려 퍼지는 가운데 부인 펑리위안(彭麗媛)과 함께 백악관을 찾아 버락 오바마 대통령 부부의 환대를 받았다. 붉은 카펫이 깔린 사우스론(남쪽 잔디)으로 들어서는 시 주석을 오바마 대통령은 반갑게 맞았고, 의장대 사열도 있었다.

이후 두 정상은 정상회담을 갖고 북한 핵 개발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 등의 도발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로 했다. 미·중 정상은 전날 열린 비공식 만찬과 이날 양자·확대 정상회담 등에서 북핵 문제에 대해 대화를 나눴다. 북한이 다음 달 10일 노동당 창건 70주년 기념일을 맞아 도발할 경우, 강력한 조처를 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

미국을 방문중인 시진핑(오른쪽) 중국 국가주석이 25일(현지 시각)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가졌다. 두 사람은 북한의 도발에 적극 대응하고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는 방안에 합의했다. 사진은 시 주석에 대한 공식 환영행사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시 주석과 반갑게 악수하는 장면이다.

월스트리트저널 등 미국 언론은 오바마 대통령이 시 주석에게 역내(域內) 긴장을 유발하는 도발을 북한이 하면 미·중 양국이 단합해 공동 대응하자고 제안했고, 시 주석도 원칙적으로 동의했다고 보도했다. 다만 대북(對北) 조치의 강도를 놓고는 미국과 다소 이견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을 과도하게 자극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어서다. 북한 핵을 용납할 수 없다는 데는 의견 일치를 봤지만, 방법론에서 하나 된 목소리를 내지 못했다.

미·중 양국은 기후변화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에는 합의점을 찾았다. 특히 세계 최대 온실가스 배출국인 중국은 오염 물질을 줄이기 위해 탄소 배출권 거래제를 2017년부터 전국에서 시행하기로 했다. 시 주석은 온실가스를 적게 발생시키는 친환경 발전에 금전적 인센티브를 주고, 가난한 나라가 탄소 배출량을 줄일 수 있게 재정 지원을 하는 방안도 발표한다.

양국 정상은 우발적 군사 충돌을 막기 위한 대책도 세웠다. 양국 군 조종사의 안전비행 규칙 준수와 대화 채널 유지 등을 담은 '공중 충돌 방지' 문건과 군사적 위기 상황 등을 핫라인을 통해 서로에게 통보하는 '군사적 위기 통보' 문건에 합의했다.

양국은 최근 논란이 된 '중국발 해킹' 문제, 남중국해 영유권 논란, 중국 내 인권 문제 등에 대해서는 팽팽한 대립각을 세웠다. 다만 사이버 관련 논의에서는 불법 해킹 행위를 근절하고, 사이버 공간 내의 국제 규범을 만드는 쪽으로 합의했다는 이야기가 워싱턴 외교가에서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