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세일씨는 “이승만과 김구라는 두 봉우리 위에 서야 한국의 미래가 보인다”고 했다.

"이승만과 김구는 우리 역사상 처음으로 근대적 국민국가를 창건한 정치지도자입니다. 김구는 '국부(國父)는 이승만 박사 한 사람뿐'이라고 겸양의 말을 했지만, 이승만과 김구는 대한민국을 만든 두 국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원로 언론인 손세일(80)씨가 최근 출간한 '이승만과 김구'(조선뉴스프레스·전7권)는 우리 현대사 두 거인의 삶과 사상을 씨줄과 날줄로 엮어 대한민국 건국의 역사를 정리한 대작(大作)이다. 권당 800쪽에 이른다. 매일 100쪽씩 읽어도 두 달 가까이 걸리는 거질(巨帙)이다.

손씨는 45년 전인 1970년 한 권짜리 '이승만과 김구'를 냈다. 당시 이 책은 "정치 전기학의 시초"(김학준) "한국 헌정사 연구의 선구적 성과"(노재봉)라는 평가를 얻었다. 하지만 손씨는 "당초 의욕에 비해 크게 못 미치는 작품이었다"고 했다. 이후 미국·일본·중국·러시아 문서 등 자료를 섭렵했다. 2001년 8월부터 12년에 걸쳐 '월간조선'에 연재한 내용을 대폭 수정·보완했다. 45년간에 걸친 평생 작업인 셈이다.

손씨는 "시대가 갈수록 두 사람은 대한민국 정통성과 경제·문화적 발전의 원동력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일부에서 이승만을 비난하거나 김구를 폄훼하는 시각이 있지만 두 사람이 대한민국 건국의 토대를 놓은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손씨는 "두 사람은 1948년 남북협상 과정에서 의견을 달리했지만, 독립운동 내내 줄곧 협력적 관계였다"고 말했다.

손씨는 이승만과 김구의 공통점 4가지를 들었다. 애국심, 반일(反日), 반(反)공산주의, 기독교 사상이다. 특히 공산주의의 문제점을 가장 먼저 깨달은 정치지도자로 두 사람을 높이 평가했다. "이승만과 김구는 공산주의와 가장 치열하게 대결한 독립운동가였습니다. 이승만은 '공산주의 당부당' 같은 논설을 통해 민족주의를 부정하고 국제주의를 주장하는 공산주의를 날카롭게 비판했습니다. 김구는 '레닌의 방귀는 달다고 하는 청년들이여, 정신 좀 차릴 지어다'라고 꾸짖으면서 공산주의에 빠져드는 청년들을 '사대주의자'라고 힐책했어요." 손씨는 "두 사람은 한국 민족주의의 두 봉우리이며 우리는 그 위에 서야 한국의 미래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