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감사원에 대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선 감사원 고위직 자녀의 특혜 채용 의혹과 고위 간부의 총선 출마 준비 문제 등을 놓고 논란이 벌어졌다.

서영교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최근 감사원에 채용된 로스쿨 출신 변호사 4명 중 3명이 감사원 고위직 또는 여당 인사의 자녀"라며 특혜 의혹을 제기했다. 감사원은 지난 2012년부터 6급 감사주사를 공개 경쟁으로 채용했다. 매년 2~6명을 뽑는데 평균 경쟁률이 30대1을 넘는 자리다.

서 의원은 "이 중 전직 감사위원과 국장의 아들 2명이 포함됐고, 제15대 국회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비례대표 의원의 아들도 있다"며 "감사원은 이런 특혜 채용 의혹에 대해 제기된 국민감사 청구도 기각하는 등 납득할 만한 설명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감사원은 이에 대해 "공정한 경쟁을 통해 선발하고 보니 우연히 감사원 간부 출신 자녀였을 뿐"이라고 했다. "외부 평가위원이 '블라인드 면접'을 봤으며, 참고자료엔 누구의 자식이란 것을 표기하지 않았다"며 "성적이 우수한데 일부러 탈락시킨다면 역차별 아니냐"고 했다. 그러나 최근 국회의원의 로스쿨 출신 자녀들이 잇따라 대기업이나 공공기관에 특혜 취업한 의혹이 제기돼 '현대판 음서제'란 비판이 커지는 상황에서 감사원 또한 비슷한 논란에 휩싸일 가능성이 있다.

한편 차관급인 김영호 감사위원이 내년 총선 출마를 염두에 두고 고향인 진주을 지역으로 주소지를 옮긴 뒤 지역구 관리 활동을 하고 있다는 점도 도마에 올랐다. 김 위원은 지난 7월 사무총장에서 임기 4년의 감사위원으로 옮겼다. 그러나 지난달 진주을로 주소지를 옮기고 이 사실을 페이스북에 소개했다.

임내현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이날 김 위원에게 총선 출마를 준비 중이냐고 물었고, 김 위원은 "고민 중"이라고 답변했다.

임 의원이 "진주에서 자장면 나눔봉사 등에 참여하는 등 지역 다지기에 들어간 것 같은데 (정치 행위를 금한)감사원법을 위반한 것 아니냐"고 하자 김 위원은 "봉사활동"이라고 했다. 임 의원은 "엄격한 중립을 요하는 감사위원직에서 사퇴해야 하는 것 아니냐. 총선 출마 뜻이 있으면 감사위원을 고사했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 자리에선 16년 만에 처음 외부 출신으로 사무총장에 발탁된 이완수 총장의 정·재계 인맥에 대한 논란도 벌어졌다. 검찰 요직을 두루 거친 이 총장은 황교안 국무총리의 사법연수원 동기이자 최경환 경제부총리의 대구고 동기다. 변호사 시절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의 변호를 맡았었다.

전해철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이 총장은 지난 2월 최경환 부총리가 자원외교 관련 보도를 한 언론사를 언론중재위원회에 제소할 때 법률 대리인을 맡았다"며 "감사원의 해외 자원 개발 감사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자원외교의 몸통으로 지목되는 최 부총리의 대리인을 한 사람이 사무총장을 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이 총장은 "(최 부총리가)아는 법조인이 없다고 맡아달라고 해서 맡았다"고 말했다.

같은 당 이춘석 의원은 "이 총장은 삼성과 롯데 고위직 임원진이 8명이나 포함된 '대구고 아너스 클럽'의 회원인데, 메르스에 부실 대응한 삼성서울병원에 대한 감사를 공정하게 지휘할 수 있겠느냐"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