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2일 중국 방문 첫 일정으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갖고 대북문제 및 한·중·일 3국 관계 등에 대해 논의했으며 이후 특별오찬도 가졌다.

전승 70주년 기념행사 참석을 위해 중국을 찾은 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한‧중 정상회담을 통해 한‧중 관계, 한반도 정세, 한‧중‧일 3국 협력 등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이번 회담은 박 대통령이 취임 이후 시 주석과 가진 6번째 회담이다.

【베이징(중국)=뉴시스】전진환 기자 = 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일 오후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한-중 정상회담을 위해 만나 웃으며 악수하고 있다. 2015.09.02. amin2@newsis.com

두 정상은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의미있는 '6자 회담'이 조속히 재개돼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또 긴장을 고조시키는 어떠한 행동에도 반대한다는 입장을 표명하고 북한 등 한반도 정세 문제에 대한 협의를 강화키로 했다. 오는 10월말 또는 11월초 한중일 정상회담을 개최키로도 했다.

박 대통령은 회담 모두 발언에서 “이번 한반도의 긴장 상황을 해소하는 데 중국 측이 우리와 긴밀히 소통하면서 건설적인 역할을 해주신 데 대해서 감사드린다”며 “한반도의 긴장이 계속되고 있는 현실에서 오늘 한반도 정세에 대해 시 주석님과 허심탄회한 의견을 나눌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이어 "특히 얼마 전에 있었던 북한의 비무장지대(DMZ) 도발 사태는 언제라도 긴장이 고조될 수 있는 한반도의 안보 현실을 보여주었고, 한반도 평화가 얼마나 절실한가를 보여준 단면이기도 하였다"고 말했다. 또 "한중 양국 간에 전략적 협력과 한반도의 통일이 역내 평화를 달성하는 데 얼마나 중요한지도 보여줬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시 주석도 모두발언에서 "오늘날 박 대통령과 저의 협력으로 현재 한중관계는 역대 최상의 우호 관계로 발전했다"며 "현재 한중 양국은 정치, 경제, 무역 등 다방면에서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고, 민간교류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고 했다. 시 주석은 "박 대통령의 지지 덕분에 한중 양국은 부분적으로 큰 성과를 거두었다"며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타결과 한국의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가입 등을 언급했다. 시 주석은 "앞으로 한중 양국은 세계 평화 발전을 위해 같이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도 했다.

회담 과정에서 박 대통령은 "분단 70년을 맞아 조속히 평화통일되는 것이 이 지역의 평화와 번영에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시 주석은 "한반도가 장래에 한민족에 의해 평화적으로 통일되는 것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두 정상은 9.19 공동성명과 유엔(UN) 안전보장이사회 관련 결의들이 충실히 이행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두 정상은 또 한국의 '유라시아 이니셔티브'와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 구상 사이에 연관성이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상호 협조 가능성을 타진하기도 했다.

박 대통령과 시 주석은 3일 개최되는 '항일(抗日)전쟁 및 세계 반(反)파시스트 전쟁 승전 70주년'(전승절) 기념행사에 관한 대화도 나눴다. 박 대통령은 "그동안 주석님과는 여러 번의 정상회담을 가졌었는데, 오늘 회담은 종전 70년과 우리의 광복 70년이자, 분단 70년을 맞는 역사적 해에 개최되는 만큼 그 의미가 더 크다고 생각한다"며 "지난 세기 양국이 함께 겪은 환난지교의 역사가 오늘날 양국 우의의 소중한 토대가 되고 있는데, 앞으로 양국이 직면한 여러 도전을 해결하는 데도 잘 협력해 나갔으면 한다"고 했다.

이에 대해 시 주석은 "중국 정부를 대표해 참석하신 것을 환영하고 감사드린다"며 "한중 양국은 제국주의의 침략과 강점에 맞서 싸웠다. 마침내 두 민족은 목숨 걸고 맞서 싸워 해방을 이뤄냈다"고 했다

박 대통령과 시 주석은 이날 예정된 시간을 14분 넘겨 34분간 정상회담을 진행했다. 회담 종료 직후에는 1시간4분간 특별오찬을 함께 가졌다. 1시간 40여분간 대화를 이어간 것이다.
청와대는 두 정상의 특별 오찬에 대해서도 의미를 부여했다. 이날 저녁과 전승절 행사 당일 낮 참석 정상들이 공동으로 함께 갖는 만찬과 오찬이 열리지만 시 주석이 별도로 박 대통령과 오찬을 했기 때문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박 대통령의 이번 행사 참석에 대한 중국 정부의 각별한 배려·환대와 함께 날로 발전하고 있는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를 재확인하는 의미가 있는 것”이라고 했다. 박 대통령은 시 주석과의 회담에 이어 이날 오후 리커창(李克强) 중국 국무원 총리와도 면담을 갖는다.

한편, 양국 정상회담에는 윤병세 외교부 장관, 김장수 주중대사, 주철기 외교안보수석, 안종범 경제수석, 김성우 홍보수석, 황준국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등이 배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