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파리의 빵집들이 이달 여름휴가로 문을 닫아 시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는 외신 보도가 있었다. 휴가일을 당국에 알리고 날짜도 인근 빵집과 겹치지 않아야 하는 제빵사의 휴가 규제가 풀리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해외 언론은 "프랑스 제빵사들이 여름휴가를 원하는 때에 가게 된 것은 프랑스 혁명 이후 처음"이라고 전했다. 제빵사의 휴가 규제가 생긴 계기는 220여년 전 '자유와 빵'을 요구하면서 일어난 프랑스 혁명 당시로 거슬러 올라간다.

치안이 무너지자 당시 시민들이 정치범 수용소만큼 빨리 습격한 곳은 빵집이었다. 문을 닫고 빵이 없다고 버티던 한 제빵사가 폭도들에 의해 살해되는 사건까지 일어났다. 그러자 당시 국회 역할을 했던 제헌국민의회는 시민들의 분노를 누르기 위해 빵집이 멋대로 휴업하지 못하게 하는 법을 제정했다. 휴업을 하려면 미리 당국에 알리고 허가받도록 한 것이다. 또 휴가를 갈 경우엔 빵집 문 앞에 휴가일을 공지하고 가까운 빵집 위치를 안내하도록 했다.

하지만 현대에 들어 물자가 풍족해지면서 지나친 규제라는 항의가 이어졌다. 특히 손님도 없는 여름휴가철에 빵집만 문을 열어 손해를 보는 것은 문제라는 지적이 있었다. 이에 프랑스 정부가 제빵사에 대한 휴가 규제를 철폐해 이번 여름휴가철에 대거 문을 닫은 것이다.